한국GM이 국내 공장에서 신차를 생산하지 않기로 했다. 전국 직영 서비스센터와 공장 유휴자산 매각까지 예고하면서 오랜 기간 제기된 GM의 한국 철수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국내 생산 라인업에 신차를 투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내연기관차를 포함해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생산 계획도 없다.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친환경차를 생산하지 않는 업체는 한국GM뿐이다. 한국 출범 20주년을 맞은 2022년 당시에는 올해 말까지 국내에 10종의 전기차를 선보이며 전동화 전환에 나선다고 공언했으나 신차 출시는 물론 당초 계획했던 PHEV 개발 계획을 지난해 철회하는 등 발을 빼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GM은 국내 서비스 센터도 매각에 나서는 등 몸집을 줄이고 있다. 한국GM은 이날 “급변하는 산업과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서 재정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들에 대해 이해관계자들과 협의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전국 9개 직영 서비스 센터를 순차적으로 매각하고 386개 협력 정비센터를 통해 고객 지원 서비스를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직영 서비스 센터 직원들의 고용은 보장한다.
인천 부평 공장 유휴자산과 활용도 낮은 시설, 토지도 처분한다. 한국GM의 국내 공장은 부평과 경남 창원 2곳인데 소형 차량인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2개 차종을 조립하는 생산 라인만 운영되고 있다. 이들 차량을 생산하는 시설을 제외한 나머지에 대해서는 매각 절차를 밟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처럼 한국GM이 국내 사업을 계속해서 줄여가자 한국 철수설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경영 위기를 겪던 한국GM이 2018년 한국 정부의 지원을 받으면서 사업을 유지하기로 한 시점(2027년)이 2년 앞으로 다가온 점도 이 같은 시각에 무게를 더한다.
다만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사장은 이날 임직원에게 “유휴자산의 가치 극대화와 적자 서비스 센터 운영의 합리화가 회사의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며 “현재 차량 생산 프로그램은 아직 수년이 남았으며 이번 매각 조치는 비즈니스 효율성 확보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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