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011070)이 디지털 키 사업을 전장 사업의 새 성장 동력으로 삼는다. 고성장이 예상되는 디지털 키 사업을 선점해 5년 후 차량용 통신부품 매출을 1조 5000억 원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LG이노텍은 15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디지털 키 솔루션 기술 설명회를 개최했다. 디지털 키 솔루션이란 무선통신 기술로 차량과 연결된 스마트폰을 이용해 차문을 열고 잠그거나 시동을 걸 수 있는 차세대 자동차 키다. 실물 키를 별도로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 잃어버릴 염려가 없는 데다 디지털 키가 탑재된 차량에 연결된 스마트폰이 있어야만 시동을 걸 수 있어 차량 도난 위험도 적다는 장점이 있다. 차량 한 대에 기본 6개 솔루션이 탑재되며 차 크기와 형태에 따라 많게는 8개까지 들어간다.
자율주행·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함께 전장 부품을 새 먹거리로 내세운 LG이노텍은 특히 디지털 키 솔루션 시장이 고성장을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카셰어링·렌터카 등 차량공유 업계를 중심으로 싹이 튼 디지털 키는 최근 프리미엄 자동차를 중심으로 개인용 차량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김형근 LG이노텍 전장마케팅 담당은 “전 세계 차종의 20% 정도가 현재 디지털 키 솔루션을 적용 중인데 2030년쯤에는 60% 이상이 적용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업계에 따르면 차량용 디지털 키 시장은 올해 6000억 원에서 2030년 3조 3000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디지털 키 솔루션은 2019년 저전력 블루투스(BLE)만 탑재됐던 1.0 단계 기술에서 시작해 최근 양산되는 기술은 초광대역(UWB) 기술까지 더해진 2.0 단계다. LG이노텍이 승부를 걸고 있는 3.0 단계는 기존 BLE와 UWB에 레이더 기술까지 적용해 차량 내 아동의 심장박동·숨소리 등을 감지해 부모에게 위험 알림을 전송하는 등 활용처가 대폭 확대될 예정이다. 회사는 2028년 양산을 목표로 3.0 제품을 개발 중인데 현재 3.0 단계를 제품화할 수 있는 곳은 LG이노텍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2~3곳에 불과하다.
LG이노텍이 차별적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것은 정확도다. 디지털 키는 차량 내외부에서 운전자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남형기 LG이노텍 커넥티비티 개발실장은 “기존 제품들은 정확성 문제로 차량 뒤쪽에서 문을 열었는데 앞문이 열리는 등 오작동이 빈번했다”며 “3D 좌표를 학습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자체 개발한 고정밀 3D 측위 알고리즘을 추가 적용해 위치 정확도를 10㎝ 이내 오차 범위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차량 형태와 크기에 따라 최적 솔루션을 제안할 수 있는 노하우도 강점이다. 김 담당은 “차체 형태에 따라 같은 수의 솔루션에도 감지 정확도가 달라져 최적의 솔루션 개수가 차종마다 다르다”며 “사전 시뮬레이션을 통해 특정 차종에 알맞은 최적의 솔루션을 빠르게 매칭시킬 수 있는 기술력을 셀링 포인트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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