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시 일대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지하철역이 침수되고 항공편 수천 건이 결항되는 등 도시 기능이 한때 마비됐다. 블룸버그통신, 뉴욕타임스(NYT), ABC뉴스 등 외신들은 이번 사태를 집중 보도하며 폭우로 인한 인프라 붕괴와 시민 불편을 상세히 전했다.
14일 밤(현지시간) 미국 기상청(NWS)은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에 시간당 5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공원이 순식간에 물바다로 변했다고 밝혔다. 뉴욕시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7~8시 사이 시간당 5㎝가 넘는 강수량이 기록됐으며 이는 2021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폭우는 곧바로 도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하철 역사 곳곳에 물이 들이닥치면서 일부 노선 운행이 중단되거나 지연됐다. 뉴욕시와 주변 지역을 연결하는 통근열차 메트로노스는 할렘 노선 일부 운행을 중단했고 뉴헤이븐 노선 역시 일부 지연이 발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맨해튼과 외곽 지역을 연결하는 1~3호선 지하철이 침수돼 일부 운행이 재개된 건 오후 11시 무렵이었다”고 보도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지하철 역사로 빗물이 폭포처럼 쏟아져 들어오거나 하수구가 역류해 물줄기를 뿜어내는 장면이 다수 공유됐다.
뉴욕타임스는 정전 피해 상황도 전했다. 리치먼드 힐 지역에서는 1000여 명이 정전으로 불편을 겪었으며 뉴욕시 비상관리국(NYCEM)은 저지대 주민들에게 “즉시 고지대로 대피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도로도 마비됐다. 뉴욕시 주요 간선도로인 크로스 브롱크스 고속도로 일부 구간은 침수로 통제됐고 뉴저지로 이어지는 연결도로 곳곳에서도 차량 침수 및 운전자 고립 사고가 잇따랐다.
하늘길도 사실상 마비됐다. 항공편 추적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이날 하루 동안 라과디아, JFK, 뉴어크 등 뉴욕 일대 공항에서 1457편의 항공기가 결항됐고, 1100편 이상이 지연됐다.
뉴욕시 환경국장은 “100~200년 전 설계된 낡은 하수도로는 현재의 기후변화 속 폭우를 감당할 수 없다”며 도시 인프라 개선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미국 기상청은 이번 폭우의 원인에 대해 “플로리다에서 메인주에 이르기까지 동부 해안 전역에 엄청난 수증기가 유입되면서 광범위한 뇌우가 촉발됐고 정체된 대기 상황까지 겹치며 홍수 위험이 극대화됐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