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자신을 접견하려다 무산된 모스 탄(한국명 단현명) 미국 리버티대 교수에게 보낸 옥중 서신이 17일 전한길뉴스 등을 통해 공개됐다.
당초 16일로 예정됐던 윤 전 대통령과 탄 교수의 접견은 특검 측의 금지 조치로 성사되지 않았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김계리 변호사가 탄 교수가 보낸 영문 편지와 번역본을 가지고 접견했고, 윤 전 대통령은 자필로 이에 대한 답장을 썼다.
그러나 구치소 규정상 수감자의 서신은 당일 반출이 불가해, 김 변호사가 윤 전 대통령의 자필 내용을 옮겨 적는 방식으로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은 편지에서 “갑작스러운 특검의 접견 금지 결정으로 만나지 못해 아쉽다”며 “어제 교정당국과 이미 접견 약속을 잡았는데도 저와 모스 탄 대사의 만남을 막으려고 전격적인 접견 금지 결정을 내린 것은 악의적이고 어리석은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모스 탄 교수와 미국 정부가 세상의 정의를 왜곡하는 세력, 그리고 그들이 구축한 시스템과 대척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나의 대선 출마 선언과 대통령 취임사에도 이 같은 인식과 철학이 드러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윤 전 “글로벌리즘은 완전히 배신 당했다”며 “글로벌리즘은 거대한 기득권 카르텔을 구축해 국가도, 주권도, 자유도 거기에 매몰되고 이제는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최근 재구속돼 하루하루의 일상과 상황이 힘들지만 늘 하나님께서 함께 하심을 믿고 있다”며 “동지들에게 격려와 안부를 전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세상을 정의롭게 변화시키기 위해 싸우는 모든 동지들에게 우리 함께 격려와 안부를 전합시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은 같은 날 법원에 구속적부심사를 청구했다. 이는 구속의 적법성과 필요성을 법원이 다시 판단하는 절차로, 그의 옥중 서신은 구속의 부당함을 호소하고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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