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괴물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산청군을 비롯한 경남 곳곳에서 호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경남과 창원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최대 300㎜에 가까운 비가 내려 토사 유출·매몰, 주택·농작물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시간당 100㎜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진 산청에서는 부상자도 나왔다.
이날 오후 4시 5분께 산청군 신등면 간공리 연산마을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으로 토사가 쏟아졌다. 이 산사태로 주택에 거주하던 60대 여성 A 씨가 토사에 깔려 출동한 소방에 구조됐다. A 씨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5시에는 산청군 신안면의 양지레미콘 지하도가 침수돼 차량 3대와 운전자 등 4명이 고립돼 소방에 구조됐다.
앞서 오후 1시 17분에는 창녕군 부곡면의 한 아파트 지하 펌프실에 침수돼 소방이 배수를 지원했다. 침수와 토사 유실, 도로 장애 등의 피해가 잇따라 소방이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날 창녕에서는 부곡면과 도천면, 계성면 일대 주민에 대피령이 내려졌다. 밀양에서도 무안면과 상동면, 부북면, 청도면, 삼문동 일대에서 주민 117명이 대피했다. 진주에서도 이현동과 명석면 등에서 주민들이 대피 중이다.
도는 창녕과 하동, 함안, 밀양에서 149가구 168명의 주민이 인근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부터 내려진 호우특보는 경남 18개 시군으로 확대됐다. 이 중 밀양에는 산사태 경보, 진주·거창·창녕·산청·합천에는 산사태 주의보가 발령됐다.
이날 오후 5시까지 함안 275㎜, 산청 215.3㎜, 합천 127.1㎜ 등 많은 강우량을 기록했고 18~19일 도 전역에 100~20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전망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도는 도로·주차장 30곳, 하천변 산책로 30곳, 세월교 98곳 등 164곳을 통제하고 있다.
경남도는 “최근 내린 비로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추가 강우가 이어질 경우 산사태나 침수 등 2차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도민께서는 기상정보와 지자체 안내를 수시로 확인하고 통제 구역에는 절대 출입하지 않으며 주민 대피 요청 때에는 신속히 이동하는 등 적극 협조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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