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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관으로 예쁜 아이 낳았어요"…작년 생성된 배아 '80만개' 육박

배우 이시영. 뉴스1




시험관 아기 시술이 보편화하면서 배아 생성량이 연간 80만개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급증했다. 만들어졌다가 폐기되는 배아도 50만개를 넘어섰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생성된 배아는 78만3860개로 2019년 42만7818개 대비 83.2% 늘었다. 연간 생성 배아 수는 2016년 33만4687개에서 매년 증가해 2021년 50만개를 넘어선 뒤 작년에는 전년 59만9851개 대비 30.7% 급증했다.

배아 생성 의료기관이 냉동 보관 중인 배아 수는 작년 12월 말 기준 38만3520개로 집계됐다. 난자 보관량은 13만3926개, 정자 보관량은 5만6967바이알이었다. 구승엽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결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미혼자는 난자 동결에, 기혼자는 배아 동결에 관심이 커졌다"며 "의료기술 발달과 접근성 확대, 정부 비용 지원도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시험관 아기 시술은 여성의 난자와 남성의 정액을 인위적으로 채취해 배양접시에서 수정·배양한 뒤 여성의 자궁에 이식해 임신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난임 부부가 주로 활용하며, 항암 치료 등으로 당장 임신·출산하기 어려운 부부가 우선 배아를 만들어뒀다가 나중에 이식하기도 한다. 배란 유도제를 이용해 다수의 수정란을 생성한 뒤 1∼3개만 이식하고 나머지는 동결 보존했다가 다음 이식 주기나 다음 자녀 임신 준비 때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이식에 이용된 배아 개수는 20만1496개로 전년 16만8018개 대비 19.9% 늘었다. 2019년 15만2761개보다는 31.9%, 2016년 12만8672개보다는 56.6% 증가한 수준이다. 시험관 아기 시술은 자녀를 바라는 이들의 선택지를 넓히고 저출생 완화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폐기되는 배아 수가 적지 않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배아 상태가 임신에 적합하지 않거나 보존기간이 지나서, 또는 동의권자가 폐기를 요청해서 폐기된 배아는 지난해 53만3266개에 달했다. 전년 40만7569개 대비 30.8%, 2019년 26만506개 대비 104.7% 급증했다. 일각에서는 생명으로서의 배아 지위를 인정하고 폐기되는 배아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는 배우 이시영이 배우자 동의 없이 배아를 이식해 임신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사회적 논쟁이 벌어졌다. 이시영은 이달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냉동 보관하던 배아를 이식해 둘째를 임신했고, 이혼한 상대방은 동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법적 혼인 관계가 정리될 때쯤 냉동 보관 기간 5년 만료 시기가 다가왔다며 "제 손으로 보관 기간이 다 되어가는 배아를 도저히 폐기할 수 없었다"고 했다.

자신의 결정에 책임지겠다는 이시영을 응원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이혼한 배우자가 아이 아버지로서 감당해야 하는 도덕적·법적 책임을 고려했어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부부간 이혼 과정에서 배아 처분을 놓고 이견이 표출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관련 제도 정비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현행 생명윤리법에 따르면 배아 생성을 위해 난자·정자를 채취할 때 배우자가 있으면 그 배우자의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식할 때는 별도 동의가 필요하지 않다. 다만 배아 보관 도중에 배우자가 동의를 철회할 수는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절차를 개선할 필요가 있는지 전문가들과 논의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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