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대한조선이 중대형 선박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기술 고도화와 생산 효율성 강화에 집중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왕삼동 대한조선 대표는 17일 기자 간담회에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통해 내재화된 생산 경쟁력과 차세대 친환경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강력한 입지를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조선은 이번 상장을 통해 총 1000만 주를 공모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800만 주는 일반 공모로 모집하며 200만 주는 최대주주인 KHI의 지분에 대한 구주 매출로 진행된다. 공모가 희망 가격 범위(4만 2000~5만 원) 기준 총공모 예정 금액은 4200억 원에서 최대 5000억 원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1조 9263억 원 수준으로 만약 희망 범위 상단으로 공모가가 정해진다면 LG씨엔에스(064400)(LG CNS·5조 9972억 원)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IPO가 된다.
대한조선은 공모가 산정을 위한 주요 지표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을 활용했다. 피어그룹으로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현대미포조선 등 대형 조선사들을 지정했다. 일각에서는 중형 조선사인 대한조선이 매출 10조 원을 웃도는 대형 조선사를 피어그룹으로 지정한 것에 대해 논란이 있다. 김종덕 대한조선 재무실장은 “비교 그룹보다 자기자본 규모가 작지만 이들 대비 수익률이 높기 때문에 자기자본이익률(ROE) 측면에서 본다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가격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조선이 공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공모주 투자 관련 리스크로는 △조선 경기 침체에 따른 신규 수주 부진 △신조선가 상승 제한 △전방 산업인 해운업 침체에 따른 선박 발주 감소 등이 있다. 여기에 상장 6개월 후 2대 주주인 안다자산운용의 의무 보호예수가 종료되는 점도 부담이다.
대한조선은 이번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연구개발(R&D) 센터 설립 △친환경·신선종 기술 고도화 △생산 자동화 등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투입할 예정이다. 일부는 운영 자금과 채무 상환에도 활용해 수주 확대기에 유동성 리스크를 선제 차단하고 재무 안정성 또한 강화할 방침이다. 일반 청약은 이달 22일부터 23일까지다. 이후 다음 달 1일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다는 목표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공동 대표 주관을 맡았으며 신영증권이 공동 주관사로 참여했다.
한편 대한조선은 중대형 탱커선 및 컨테이너선에 대한 경쟁력을 보유한 조선 전문 기업이다. 1987년 설립됐으며 2004년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2022년 KHI에 인수되면서 친환경·고부가가치선 등을 중심으로 선종을 다각화했다. 이를 기반으로 고효율 생산 체계, 고연비·친환경 기술력 등을 구축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했다. 지난해 매출 1조 746억 원으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582억 원으로 무려 340% 이상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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