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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치료의 어두운 그림자

줄기세포 치료는 종양 발생 우려 있고 엉터리 치료사례도 많아

어느 이스라엘 소년이 모세관 확장증이라는 희귀병을 안고 태어났다. 이 병은 뇌의 일부에 전염돼 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 부모는 모스크바에 있는 줄기세포 클리닉에 아이를 보냈다. 병이 더욱 커져 아이의 생명을 빼앗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서는 소년의 나이 9세 때, 그리고 10세와 12세 때 각각 여러 명의 태아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주사했다. 마지막으로 치료를 받은 후 1년이 지나자 재난이 찾아왔다. 소년은 두통을 호소하기 시작했고, 스캔을 해 보니 뇌간과 척수에 각각 하나씩의 종양이 발견됐다. 소년은 결국 수술을 통해 척수에 난 종양을 제거하기는 했다.

하지만 이 사례를 접한 전문가들은 줄기세포 요법 고유의 위험성, 특히 이식된 줄기세포가 통제를 벗어나 분화할 때의 위험성을 재평가하게 됐다. 줄기세포가 난치병 치료제로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인체의 모든 세포로 무한히 분화하기 때문이다.

즉 고장 난 세포 대신 줄기세포로 건강한 세포를 만들어 대체한다는 것. 하지만 만능 분화능력이 오히려 종양, 즉 암 덩어리를 만들 수도 있다. 줄기세포를 신경세포 등 특정 세포로 분화시켜 이식했을 때 미처 변하지 못하고 남은 미분화 세포가 무한히 증식해 종양이 되는 것이다.

파인버그 신경과학연구소의 잭 케슬러에 따르면 다른 유형의 줄기세포도 원하는 조직 유형으로 분화가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 똑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줄기세포가 환자의 몸속에서 종양으로 발전하지 않게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이식된 줄기세포의 성장을 필요한 만큼만 정확히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너무 적게 통제하면 이들 줄기세포는 제멋대로 분화되며, 너무 많이 통제하면 재생능력을 잃어버린다. 이처럼 줄기세포 성장을 통제하는 것과 임상효과 간의 균형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아직 많은 사람에게 줄기세포 임상실험을 실시하지 못하는 것이다.



스탠퍼드 의대 연구소장인 마리우스 워닉은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줄기세포 연구의 유용성을 증명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서둘러 진행하면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줄기세포 치료에 따른 어두운 그림자는 이뿐만이 아니다. 일부 클리닉은 환자들의 희망을 악용, 실험을 통해 입증되지 않은 치료를 실시한다. 중국의 외과의사인 후앙 홍윤의 케이스가 대표적. 그는 자신의 치료법이 신경을 재생하고 복구해 완벽히 치료할 수 있다는 말로 베이징의 클리닉에 수백 명의 척수손상 환자들을 불러 모았다.

하지만 2006년 중국의 의사 팀이 조사해 본 결과 그의 치료로 인해 상태가 호전된 척수손상 환자는 한 명도 없었다. 오히려 5명의 환자에게 위험한 부작용이 나타났다. 어떤 환자는 두개골에 구멍이 난 채 귀가하기도 했는데, 이는 후앙이 환자의 척수가 아닌 뇌에 줄기세포를 이식하려고 했기 때문이었다.

멕시코 칸쿤의 줄기세포 클리닉에서는 환자들이 감압기와 음파진동기로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그 클리닉의 웹사이트는 어떤 근거도 없이 이 기기들이 신체의 줄기세포 생성을 촉진한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지난 2006년 네덜란드 정부는 로테르담에 있는 PMC 줄기세포 클리닉을 폐쇄했다. 이곳에서 정체불명의 치료를 받던 환자가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다른 병원에 입원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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