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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박찬모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Q. 최근 평양을 다녀오셨는데?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에 취임하기 전부터 평양과학기술대학 설립위원장을 맡아왔으며, 지난달 16일 준공식 때문에 20여명의 방북단 일원으로 평양에 다녀왔습니다. 준공식을 통해 올해 말까지 개교 예정인 평양과학기술대학 의 준비과정을 논의하고 남북한 과학기술계 인사간의 교류도 논의했습니다. 이번 방북을 통해 북한 과학기술자들의 적극적인 협력 의지와 개방에 대한 관심을 확인했습니다.

Q. 평양과학기술대학을 설립한 목적은?

과학기술 교류를 통해 그들을 세계무대로 이끌어 내기 위해서입니다. 정치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둘 수 있는 북한 과학기술계 인사들이 국제무대에 나와 교류를 하고, 공동 연구를 수행 함으로서 북한 최고 엘리트들이 세계의 흐름과 개방의 필요성을 느끼도록 하려는 것이죠. 이 때문에 평양과학기술대학에 북한이 요구 하는 정보기술(IT), 농업·식품공학(BT) 분야 이외에 산업경영학과도 함께 개설했습니다. 산업경영은 MBA에 해당하는 것으로 시장경제의 흐름과 과학기술 사업화 등에 대한 인식을 높여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Q.초기부터 관여하셨다고 하는데?

지난 2001년 연변과학기술대학을 방문해 김진경 총장을 만났는데, 당시 김 총장이 북한측의 제안서를 하나 보여주었습니다. 평양에도 연변 과학기술대학과 같은 과학기술 대학 설립을 희망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제안서를 검토하고 일부 내용을 수정해 함께 추진해 보자고 의견을 나 눴습니다. 이후 북한과의 접근이 다소 수월한 종교계 등을 통해 평양과학기술대학 설립이 추진됐고, 제가 설립위원장을 맡게 됐습니다.

Q.설립과정을 좀 더 자세히 말씀해주시죠.

평양과학기술대학 설립 계획안은 2001년 3월경 북한 당국에서 승인했고, 5월에는 우리나라의 통일부에서도 허가를 내줌에 따라 빠르게 진행됐습니다. 국내외 종교계의 기부금을 통해 약 400억 원을 마련, 학교 건축이 시작됐습니다. 다만 지난 2007년으로 예정 됐던 준공식은 연기를 거듭해 지난달 16일에야 이뤄지게 됐습니다.

Q. 북한 과학기술계의 반응은?

남한이나 북한이나 과학기술자들은 대체로 비슷한 것 같습니다. 자기 연구에만 몰두하고 정치적인 것에는 다소 무관심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북한의 과학기술자들도 개방을 통한 과학기술 발전과 사업화를 통한 수익창출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는 전 세계 과학기술자들이 고민하는 공통된 부분일 듯합니다.



Q.북한 학생들의 수준은 어떻습니까?

예상외로 우수합니다. 북한의 수학 교육 시간은 초등교육의 경우 남한의 2배, 중고등 교육의 경우 1.5배에 달합니다. 이 때문에 과학기술 연구의 기 초가 되는 수학 수준이 높고, 소프트웨어 개발과 같은 IT 분야에서도 우수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Q. 어떤 학생들이 입학하게 돼나요?

북한의 최고 엘리트들이 입학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석·박사 과 정을 먼저 개설할 계획인데 김책공대, 김일성 종합대, 이과대학, 컴퓨터종합대학의 졸업생 들이 대상이 될 것입니다. 이들 대학의 졸업생들은 북한의 최고 엘리트들이라고 할 수 있습 니다. 다만 영어로 강의가 이뤄지기 때문에 어학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게 어려움이 되겠지만 최근에는 영어를 배우려는 열기가 뜨겁다고 합니다.

Q.운영상의 어려움은 없을까요?

가장 큰 문제는 월 50억 원씩 소요되는 운용 비용입니다. 규모가 규모인 만큼 기부금에만 의존할 수는 없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평양과 학기술대학 주변에 일종의 특구 형태로 운영 되는 지식산업복합단지를 조성해 해외 IT업체 및 연구소, 공동연구나 공동개발을 필요로 하는 국내 IT업체 및 연구소들을 유치할 계획입니다. 여기에 입주하는 기업이나 연구소가 내는 입주 비용을 학교 운영비에 활용할 계획입 니다. 북한의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정보기술 분야의 수준이 비교적 우수하기 때문에 기업이나 연구소 유치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Q.교수 인력은 어떻게 계획하고 있는지?

당장 50명의 교수 인력이 필요한데 3분의 1은 한국 국적의 교수, 3분의 1은 외국 국적의 한국인 교수, 그리고 나머지 3분의 1은 외국인 교수를 영입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설립위원 장을 맡은 제가 직접 강의하는 것도 논의됐고, 평양과학기술대학에 제방도 마련돼 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보니 한두 번의 특강만 하게 될 것 같습니다.

박찬모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은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와의 인터뷰 직전 평양을 방문했다. 그가 설립위원장을 맡고 있는 평양과학기술대학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포항공대 총장과 대통령 과학기술특보를 거쳐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에 취임한 그는 우리나라 과학기술계의 거목이다. 박 이사장의 대내외 활동 일정만 체크해도 과학기술계의 흐름을 읽어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74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의 행보는 넓고, 크고, 빠른 것이다. 대담=정구영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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