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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세포의 화려한 변신

지방흡입술로 빼낸 지방세포를 줄기세포로 만들어

2008년 8월. 지방흡입술을 마친 스탠포드 대학의 의사 마이클 롱게이커는 환자에게서 추출한 0.5ℓ의 지방을 들고 수술실을 나섰다. 지방흡입술이란 수술을 통해 지방세포를 감소시키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살이 찐다는 것은 몸 안의 지방세포가 증가하고, 증가한 지방세포가 더욱 커지는 생리현상을 의미한다. 이렇게 증가한 지방세포를 대롱처럼 생긴 스테인리스 스틸 관을 이용해 피하 지방 속에 삽입, 0.5~1.0 기압으로 흡입하는 수술을 지방흡입술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는 출혈이나 멍을 발생시키는 것은 물론 피부 표면이 울퉁불퉁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사용하는 것이 초음파 지방흡입술이다. 초음파 지방흡입술은 초음파로 지방세포를 녹여서 흡입하기 때문에 조직의 손상이 거의 없다. 일반 흡입기를 이용한 회전식 지방흡입술도 있다. 지방세포를 흡입할 때 회전을 하면서 고르게 빼내는 것. 만일 지방세포가 아닌 다른 조직에 닿으면 스스로 작동을 멈춘다.

롱게이커는 지방흡입술을 통해 얻은 이 지방을 생물학적 폐기물 용기에 던져 넣지 않고 연구실로 가져갔다. 몇 주 후 그와 심장학자 조셉 우는 지방세포로 줄기세포를 만들어내게 됐다.

이에 앞서 지난 2007년 국제 연구팀에서는 올바른 유전자 신호만 있다면 피부세포로도 다능성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음을 증명해 보였다. 다능성 줄기세포란 다른 어떤 종류의 세포로도 분화할 수 있는 줄기세포를 말한다.



그로부터 1년 후 롱게이커와 우는 피부세포 말고 다른 세포로도 줄기세포를 만드는 것이 가능한지 연구를 시작했다. 그러다가 우는 롱게이커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 "이봐, 비만인 사람들이 아주 많잖아. 지방세포는 구하기도 쉽다고."

그래서 이들은 피부세포를 줄기세포로 변화시키는 리프로그래밍 유전자를 지방세포에 주입했다. 줄기세포로 변하는데 8주나 걸리는 피부세포와 달리 지방세포는 단 20일이면 줄기세포로 변화되며, 줄기세포 생산량도 20배나 많다.

줄기세포 요법이 의료계에 널리 보급됨에 따라 이들 연구팀은 이 기술을 다듬어 몇g의 지방세포만으로도 심장근육을 생성할 수 있는 충분한 양의 다능성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환자의 뱃살도 없애주면서 면역거부반응도 없는 줄기세포를 만드는 만큼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다.

우의 말이다. "5년 전만 해도 지방세포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생각을 바꿔 보면 지방세포는 너무나 풍부한 의료용 재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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