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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ICT·신산업 퍼펙트 스톰 온다] 中 고퀄리티 대작 잇단 ‘유저 저격’…게임 개발력까지 韓 추월

(2) 세계 게임시장 주름잡는 중국

검과 마법·천명·드래곤라자 등 폭발적 인기

中업체 자본·기술 앞세워 한국 지분·IP 매입

국내사가 오히려 ‘中 히트 게임 모시기’ 경쟁

외국 개발자 수혈·과도한 규제도 손질 시급





중국 게임사 룽투에서 다음달 국내에 출시할 예정인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검과 마법:다시 만나는 세계(검과 마법)’가 국내 게임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검과 마법’은 지난 3월 중국과 대만에서 출시 하루 만에 현지 게임 애플리케이션 1위를 달성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룽투의 2014년 작 ‘도탑전기’는 개발력 측면에서 한국산 게임에 못지않거나 오히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기에 룽투 후속작에 관심이 큰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9조9,706억원의 시장 규모를 보인 국내 게임시장은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중국의 입김이 유독 큰 분야다. 중국 대형 게임사는 풍부한 자본과 인력을 앞세워 우리 주요 게임사 지분에 참여하는가 하면 지적재산권(IP)을 사들여 글로벌 진출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 여기다 중국 게임사가 뛰어난 개발력을 뽐내며 대작 게임들을 쏟아내고 있어 ‘개발력은 한국이 한수 위’라는 그동안의 통념이 차츰 깨지고 있다. 한국게임학회 부회장인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후의 보루인 개발력에서 뒤집힌 것은 사실상 중국에 모든 주도권이 넘어갔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올해 국내 시장에 공개된 중화권 게임 가운데 기대작들이 유독 눈에 띈다. 홍콩계 게임사인 이펀컴퍼니의 MMORPG ‘천명’은 지난달 국내 출시 이틀 만에 구글플레이 다운로드 순위 1위를 기록할 정도로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앞서 지난해 말 대만과 홍콩에 먼저 출시돼 현지 매출 1위에 올랐던 천명은 총 1,000명의 이용자가 게임 내에서 양편으로 나뉘어 500대500으로 전투를 즐길 수 있을 정도로 방대한 규모다. 또 다른 중국 게임사인 로코조이가 2월 국내에 출시한 ‘드래곤라자’는 한달 반 만에 200만다운로드를 기록하는 등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는 개발은 물론 게임 퍼블리싱(유통)까지 직접 담당한다. 국내 사정을 잘 아는 게임사와 손잡았던 기존 방식을 탈피한 것이다. 지난해 텐센트가 개발한 ‘전민돌격’ 판권을 국내 최대 모바일게임사인 넷마블이 사들여 한국판 ‘백발백중’으로, 넥슨 역시 중국 게임의 한국판인 ‘탑오브탱커’와 ‘천룡팔부3D’를 출시하면서 국내 게임사 사이에서 ‘중국 게임 판권 사들이기’ 경쟁이 뜨거웠던 점을 고려하면 달라진 풍경이다. 또 다른 게임 업계 관계자는 “개발과 유통까지 중국이 자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일부 중국 게임사들은 우리나라에 사무실을 차리고 적극적으로 공략에 나선 상태다. 룽투와 로코조이는 지난해 각각 ‘룽투코리아’와 ‘로코조이인터내셔널’이라는 한국법인을 세웠다. 이들은 국내 비(非)게임 코스닥 상장사를 인수하는 형태로 우회상장을 했다. 올해 초에는 중국 게임사 신스타임스와 왕설컴퍼니가 각각 국내 코스닥사인 코원과 에임하이를 인수하며 룽투·로코조이와 동일한 방식으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로코조이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상장을 통해 한국 게임사에 사업 안정성에 대한 신뢰를 심어줘 본격적으로 한국 활동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자본의 국내 게임사 지분 확보도 가속화하고 있다. 텐센트는 넷마블과 카카오·네시삼십삼분·파티게임즈·카본아이드의 대주주이다. 지난달에는 NHN엔터테인먼트가 이 회사가 보유한 국내 중견 게임사 웹젠의 지분 약 679만주를 중국 게임사 아워팜의 특수목적법인인 ‘펀게임’에 2,039억원을 받고 넘겼다. 웹젠은 2001년 국내 최초 3차원(3D) 온라인게임 ‘뮤온라인’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며 국내 온라인게임을 이끈 대표 코스닥 상장사로 시가총액만도 8,800억원 규모에 달해 국내 업계의 충격이 컸다. 중국 대형 퍼블리셔 아워팜은 웹젠의 ‘뮤온라인’ IP를 바탕으로 한 모바일게임 ‘뮤오리진’, 중국 게임명 ‘전민기적’을 개발한 천마시공을 자회사로 뒀다. 경쟁력 높은 국산 IP를 활용해 사업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내 게임사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IP도 중국의 심동네트워크가 매입해 올해 한국 시장에 들여올 예정이다. 로코조이의 ‘드래곤라자’는 한국에서 200만부나 팔렸던 판타지소설 ‘드래곤라자’의 IP를 바탕으로 만든 게임이다. 자본침투에 이어 ‘IP 쇼핑’까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드래곤라자’는 상반기 중 중국 시장에서도 출시될 예정이다.

대형 게임사의 한 관계자는 “우리 모바일게임사들은 보통 한 게임을 20~30명이 개발하는 데 비해 중국은 200~300명을 투입해 속도전으로 밀어붙이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며 “더욱이 중국 모바일게임사들은 1,000만~2,000만명이 동시에 접속하거나 저사양 휴대폰에서도 잘 구동되는 기술력까지 갖췄다”고 평가했다. 위정현 교수는 “유입된 중국 자본을 활용해 외국 개발자를 끌어들여 개발·유통 생태계를 만들고 중소 개발사를 끌어안아야 한다”며 “게임 규제도 이제는 산업진흥 쪽으로 대폭 방향을 트는 등 손질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중국 게임사 룽투가 다음달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모바일 게임 ‘검과 마법’의 게임 배경 이미지 /사진제공=룽투코리아


중국 게임사 로코조이가 국내 인기 판타지 소설 ‘드래곤라자’의 지적재산권(IP)를 사들여 게임으로 만든 ‘드래곤라자’의 게임 포스터. /사진제공=로코조이인터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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