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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기획:주간아①] ‘파일럿→효자프로그램’, ‘주간아’를 성공으로 이끈 힘

이제 막 데뷔한 신인 그룹들이나 오랜만에 컴백을 알린 아이돌 팀들이 받는 ‘출연하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상당수가 ‘주간 아이돌’을 거론한다.

2011년 7월, 당초 6주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기획된 MBC 에브리원 ‘주간 아이돌’은 벌써 300회를 훌쩍 뛰어넘어 케이블 대표 장수 프로그램으로 거듭났다. 뿐만 아니라 지난 3월 개최된 ‘2017 케이블 방송대상’ 시상식에서는 예능/코미디부문 대상 수상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MBC에브리원 ‘주간 아이돌’




빠르게 생성하고 소멸하는 현 방송 시장의 흐름 속에서, 6년이라는 시간을 사랑받을 수 있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그 성공이 ‘주간 아이돌’이 될 것이라고는 그 어느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심지어 ‘보석함’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제약적인 활동을 펼쳐온 YG 소속 가수들도 ‘주간 아이돌’만큼은 모두 출연할 정도로, 이제는 가수라면 한 번쯤은 거쳐 가야 할 필수코스처럼 인식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주간 아이돌’은 어떻게 ‘믿고 보는’ 프로그램이 됐을까.

영역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사업 성공에 있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사항은 바로 ‘정확한 타깃층’과 ‘차별성’이다. ‘주간 아이돌’ 역시 주 타깃층을 ‘아이돌’과 그들의 ‘팬’으로 설정해 놓고, 그 속에 친근함과 의외성을 녹여내며 시청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고들었다.

‘아이돌에 의한, 아이돌을 위한’ 프로그램의 정체성처럼 ‘주간 아이돌’은 매 회 게스트로 출연하는 아이돌 그룹의 숨겨진 끼와 다른 방송에서는 전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가감 없이 들려준다.

물론 정규 방송보다 편집과 표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밖에 없는 케이블 방송의 분위기도 반영됐겠지만, 일반적인 토크쇼의 개념보다는 친한 친구들과 신나게 놀고 온 것 같은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데서 큰 차이를 보인다.

예를 들면, ‘주간 아이돌’ 속 코너 ‘다시 쓰는 프로필’에서 아이콘의 비아이가 즉석에서 꽃꽂이를 선보이는 가하면, 세븐틴 민규는 한 번에 13인분 라면을 끓이는 셰프돌이라고 써낸 장기를 검증하기 위해 스튜디오 한 편에서 라면 15인분을 끓이기도 했다. 이는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장면이기도 하다.

/사진=MBC에브리원


‘주간 아이돌’은 그 가운데서도 일명 ‘B급 코드’를 프로그램 전반에 내걸어 아이돌들의 ‘내려놓음’에서 오는 웃음을 놓치지 않았다. 신인과 스타급을 막론하고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아이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황당하기 그지없는 미션들과 상황에 직면한다.

천하의 빅뱅이 유, 아동용 자동차를 타고 등장하고, 소고기 한 점을 먹겠다고 인기 아이돌이 춤을 추고 물구나무를 서는 모습을 그 어디에서 상상이나 했겠는가. 무대 위의 카리스마는 내려놓고 사람 냄새 진하게 풍기는 그들의 모습은 곧 아이돌의 다양한 면을 보고 싶어 하는 팬들의 바람까지 충족시킨다.



이와 함께 정형돈과 데프콘이라는 두 명의 MC는 이 프로그램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얼핏 보기에는 아이돌과 다소 거리가 멀어 보이는 두 사람이지만, 이들을 대체할 수 있는 MC가 쉽사리 떠오르지 않을 만큼 출연자들과의 시너지는 상당하다.

두 사람은 MC라는 딱딱한 이미지를 배제하고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친한 형들처럼 출연자들을 맞고 있다. 이들이 깔아놓은 친숙하고 편한 분위기의 놀이판은 금세 스타들의 입담과 끼를 거쳐 웃음으로 치환된다.

특히, 이들의 능력치는 다인원 그룹을 만났을 때 더욱 빛을 발한다. 현재 가요계는 완전체 못지않게 각 팀들의 유닛 및 개인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같은 팀 멤버들 사이에서도 인지도와 기회의 차이가 극명하게 갈리는 양상을 띠고 있다.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이 높은 인지도를 보유한 멤버들에게 시간을 할애하는 편이라면, ‘주간 아이돌’은 그에 반해 팀 멤버 하나하나의 캐릭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정형돈과 데프콘은 팬들이 궁금해 하지만 다소 말하기 껄끄러운 부분을 밉지 않게 긁어주기도 하고, 멤버 한 명을 몰아가며 웃음을 유발하기도 한다.

때문에 이전까지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적었던 멤버들이 ‘주간 아이돌’을 계기로 캐릭터를 만들고, 일명 ‘노잼(재미가 없음)’이라 불리며 웃음에 대한 부담감을 느꼈던 멤버들 역시 정형돈과 데프콘이 받아치는 리액션을 통해 충분히 이미지의 변화를 꾀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자연스럽게 ‘믿고 망가질 수 있는’ 분위기로 이어져 ‘주간 아이돌’ 표 움짤(움직이는 이미지)를 대량 탄생시키기도 한다.

날 것과 균형 사이에서 교묘한 줄타기를 이어가고 있는 ‘주간 아이돌’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아이돌의 해외 시장 진출이 활발해 지면서 프로그램을 향한 해외 팬들의 관심 역시 치솟았고, 새로운 가수들이 끊임없이 쏟아지며 출연자 수급 역시 원활하다. 케이블의 ‘무한도전’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롱런하고 있는 ‘주간 아이돌’의 향후 행보에 기대가 모아지는 순간이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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