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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재산 역량강화의 비결, 직무발명제도

㈜메덱셀, 국내 첫 고부가 펜니들 개발로 세계 의료기기 시장 개척



차동익 대표와 박원귀 연구소장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당뇨병을 앓는 전 세계 인구는 약 4억2200만 명으로 인슐린이 체내에서 적절히 분비되지 않거나 제 기능을 하지 못해 하루에도 몇 번씩 스스로 인슐린을 투여해야 하는 당뇨 환자들에게 자가 주사는 여간 고역이 아니다.

국내 당뇨 환자 또한 400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숫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 안성의 작은 중소기업 ㈜메덱셀(대표이사 차동익)이 한국 최초로 환자의 편의와 안전을 동시에 충족하는 ‘안전 펜니들’(Pen Needle : 인슐린 주사용 펜과 결합해 사용하는 일회용 주사침)을 개발하며 국가 의료기기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어 화제다.

소수의 다국적 공룡기업이 독주하는 세계 의료기 소모품 시장에 국내 중소기업이 진출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약 2조원 규모인 인슐린 피하 주사침 시장은 3~4개의 선두 해외기업이 전체의 약 80%를 점유하고 있다. 이런 세계시장을 개척 중인 ㈜메덱셀은 2000년 7월 설립돼 일반 주사기, 채혈침, 인퓨전 세트(Infusion Set), 펜니들 등을 집중 생산하며 생산량의 90% 이상을 수출하는 의료 소모품 분야 벤처기업이다.

직원 수가 채 100여명이 되지 않는 작은 회사지만 최근 유수의 해외 의료용품 유통업체, 거대 의료기기 기업 등으로부터 열띤 러브콜을 받으며 비약적인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해외 선진국을 중심으로 ‘안전 펜니들’이 인슐린 주사침 시장을 대체해나가는 가운데 국내 최초이자 세계 6번째로 독자 개발에 성공한 덕이다.

㈜메덱셀 차동익 대표는 “유럽과 미주지역 기업으로부터 독점 공급, OEM, ODM 등 각종 수출상담 전화와 문의 메일을 하루에도 몇 통씩 받고 있다”며 “미국계 기업이 현장 실사를 나와 설비 공정을 둘러보기도 했고, 연구경과가 얼마나 진행되었는지, 국제특허 출원 상태는 어떤지 등 곳곳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차 대표는 이어 “전 세계에서 손가락에 꼽히는 업체들이 우리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있는 상황이 조금 부담스럽지만, 즐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메덱셀의 ‘안전 펜니들’은 일반적인 일회용 인슐린 주사침과 달리 한번 투약하고 나면 주사침이 제품 안에 숨겨진 채로 고정돼 재사용을 원천적으로 방지한다. 주사 후 부주의로 인한 찔림이나 반복적인 사용, 폐기물 처리 과정 등에서 우려되는 2차 감염을 완벽하게 막을 수 있어 부가가치가 높다. 특히 기존 제품보다 설계구조가 단순해 제조비용이 저렴하고, 크기가 작아 환자의 심리적 부담까지 낮추는 장점이 있어 업계의 반응이 뜨겁다.



‘우리만의 기술이 필요하다’ 신임 CEO가 이끈 극적인 변화

이처럼 R&D에 두각을 드러낸 ㈜메덱셀의 회의실 한쪽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선정 ‘차세대 세계일류상품’, ‘500만 불 수출의 탑’ 등 20여 개의 각종 상패와 특허 인증서가 빼곡히 진열돼 있다. 2년 전에는 휑하던 공간이었다. 탄탄한 공신력과 실적까지 쌓게 된 건 2015년 2월 신임된 차동익 현 대표이사가 지식재산권 확보를 의욕적으로 추진, 전담부서 설치에 이어 2016년 특허청과 한국발명진흥회의 도움을 받아 직무발명제도를 도입하면서부터이다.



차 대표는 “㈜메덱셀은 창립 후 15년간 창출한 지식재산권이 실용신안 단 1건에 불과해 능동적인 시장 개척이 힘겨운 상황이었다”며 “선진 기술의 장단점을 분석해 이를 뛰어넘는 제품을 내놓지 않는다면 언제까지고 다국적 기업에 종속될 뿐이라는 생각에 직원들의 개발 역량과 열정을 최대한 끌어올리려 했다”고 말했다.

이후 ㈜메덱셀이 지속적인 사내외 특허 교육을 수시로 진행, 창의적인 발명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채택 시 합당한 권리를 주기 시작하자 금세 R&D를 향한 열기가 달라졌다.

직무발명제도를 도입한 후로 구성원의 의견을 회사가 귀담아듣는다는 인식이 퍼진데다 특허 승계 등을 통한 체계적인 R&D 보상이 이뤄지며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직원 스스로 기술개발에 몰두하는 기업문화가 자리 잡게 된 것이다.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메덱셀은 불과 1년여 만에 ‘안전 펜니들’의 원천기술 특허를 포함한 7건의 신규 지식재산권을 확보한 것이다. 직무발명제도 도입 전에는 15년간 단 1건의 실용신안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도입 후 1년 만에 7건의 특허 등 수많은 지식재산권을 쏟아냈다. 둘은 극명한 차이였다. 중국 대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평소 관심을 보이지 않던 글로벌 기업이 먼저 손을 내밀어 ㈜메덱셀의 특허 기술에 열띤 호응을 보낸 것도 직무발명제도 도입 후 달라진 풍경이다.



직무발명제도 도입 후 신규 IP 쏟아내… “세계 시장 선도할 것”

㈜메덱셀은 직무발명을 통해 추가 개발한 ‘펜 타입 주사기 덮개’로 중국 의료용 소모품 전문 제조사 B사와 생산·판매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재 ‘안전보호시스템을 구비한 펜니들’의 PCT(특허협력조약)을 통해 미국, 중국, 유럽 국가별 특허 출원을 진행하며 생산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 다국적 기업과 협력해 1차 목표인 ‘세계 펜니들 시장 점유율 10%’ 달성을 위해 순항 중이다.

㈜메덱셀의 박원귀 연구소장은 “직무발명제도를 도입하며 회사의 역사를 새로 쓰게 됐다. 개발부터 특허 출원, 등록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서 긴밀한 도움을 준 특허청과 한국발명진흥회가 고마울 따름이다. 영세한 기업은 좋은 아이디어를 권리화 하는 방법이나 발명 보상을 통한 동기부여의 개념을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더 많은 업체가 이 제도와 두 지원기관을 발판으로 삼아 세계로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주)메덱셀 회사 전경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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