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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화재] 유족들 "정부가 우릴 위해 해준 게 뭐냐" 분통

장례식장 못 구해 발만 동동

유가족 "정부 더딘 대응 비판"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경남 밀양시 삼문동에 마련된 밀양 세종병원 화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밀양=연합뉴스




“대통령이 와서 사진만 찍고 갔지, 우리에게 해준 게 뭐가 있습니까.”

경상남도 밀양시 세종병원 화재 참사로 목숨을 잃은 37명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27일 밀양시 밀양문화체육회관에서 유가족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한 이후 정부의 더딘 대응에 분통을 터트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합동분향소가 있는 문화체육관에 방문한 뒤 37개의 희생자 영정 앞에 헌화ㆍ분향하고 묵념했다. 문 대통령은 이후 40분간 유가족 한 명 한 명과 일일이 악수하고 이들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의 합동분향소 방문도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의 슬픔과 분노를 억누르기엔 역부족이었다. “내 딸 내놔라, 내 딸…” 한참을 오열하던 노모는 딸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다 탈수 증세로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 갔다. 일부 유가족들은 참사 이후 정부의 더딘 대응을 비판했다.

유가족 박순애(61)씨는 “장례식을 해야 하는데 못하고 있어 엄마가 아직도 차디찬 영안실에 있다”며 “정부가 빨리 조치를 취해서 장례식을 잘 치를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일부 유가족들은 문 대통령이 합동분향소를 떠나자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더욱 높였다. 한 유가족은 “정부가 이번 화재가 난 뒤 해준 게 뭐가 있느냐”며 “이번에도 와서 유가족 지원 등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얘기는 단 한마디도 없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유가족들은 합동분향소 현장에서 서로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병원의 부실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대책위원회를 만들자고 뜻을 모았다.



합동분향소에는 아까운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조문객들의 발길이 하루 종일 이어졌다.

지인을 이번 사고로 잃은 정영자(59)씨는 “고인이 평소에 정말 사람들에게 잘하고 선하신 분이었는데 정말 안타깝다”며 “다리를 다쳐 고생했는데, 이렇게 가다니 마음이 안 좋다”고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밀양시 도로 곳곳에는 검은색 현수막에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희생자를 추모합니다’라는 현수막이 달려 있었다. 밀양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50)씨 는 “큰 병원도 아니고 동네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이라 건너건너 아는 사람도 잇을 거 같아 애통하다”며 “주말인데도 사람도 더 없는 듯 하고 마음이 무거워 장사할 의욕도 안 난다”고 애통해했다.

/밀양=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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