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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꾸미가 열어준 보물 상자…서울 한성백제박물관서 전시

2007년 태안 앞바다서 건진 고려시대 보물

서울 한성백제박물관에서 5월까지 전시

주꾸미가 안고 있던 고려청자. 사진제공=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지난 2007년 5월 충남 태안 대섬 앞바다. 고기를 잡고 있던 한 어부는 소라 통발에 걸린 주꾸미에게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이 주꾸미는 푸른 접시를 안고 있었는데 전문가가 아닌 어부가 봐도 평범한 접시가 아니었던 것. 이 접시는 고려청자였다. 이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서둘러 이 일대 탐사를 시작했고, 수심 12m 바다 밑에서 난파된 고려시대 선박과 2만5000여 점에 이르는 고려 청자, 목간이 쏟아져 나왔다. 주꾸미가 고려시대의 보물상자를 열어준 셈이다.

태안 바다에서 찾아낸 보물들이 서울에 온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와 한성백제박물관은 이달 23일부터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바닷길에서 찾은 보물’ 전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전시에는 주꾸미의 도움으로 찾아낸 ‘태안선’과 마도 1·2·4 호선이 대표 유물을 만날 수 있다. 또한 태안 대섬과 마도 해역에서 수중 발굴한 유물 중 보물로 지정된 12~13세기 고려청자 7점과 백제토기 조각, 기와 등도 한 눈에 볼 수 있다. 두꺼비가 머리를 들고 다리를 웅크린 모양의 벼류와 활짝 벌린 입에 후박한 갈기가 돋보이는 사자모양의 향로는 고려인의 미적 취향을 보여주는 귀한 자료다.

보물 고려청자와 죽찰. 사진 제공=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또한 ‘바닷 속 경주’라는 별칭이 생긴 태안 일대의 수중 발굴을 집중적으로 다룬 전시도 마련된다. 태안은 과거 서해의 중요한 항로에 있었으나 해저 지형이 복잡해 지나기 어려운 길목으로 여겨졌다. 지금까지 태안 앞바다에서는 5척의 난파선이 발견된 바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태안선에서 발견된 참외 모양 주전자, 마도 인근 해역에서 찾은 국화무늬 접시와 꽃 모양 사발 등을 볼 수 있다.

나아가 보물 청자를 한자리에 모아둔 '신출귀물'(新出貴物)도 눈여겨 볼 만 하다. 흰색과 검은색 반점이 돋보이는 보물 ‘청자 퇴화문 두꺼비모양 벼루’와 마도 2호선에서 발견된 청자 매병 등은 당대의 사회상을 알 수 있는 귀한 자료로 꼽힌다.

옛 사람들이 바다에 남겨놓은 흔적과 수중 문화유산의 의미를 설명하는 전시도 마련된다. 물 속에는 산소가 없어 미생물이 살지 못하기 때문에 바닥에 가라앉은 유적과 유물은 비교적 오랜 시간 형태를 유지하며 보존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우리나라의 수중고고학 역사와 세계 각국의 수중 발굴 사례, 동아시아 해상교역의 중심 항로로서 서해와 태안이 갖는 역사적 의미도 되새길 수 있다. 전시는 5월 1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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