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규모가 늘면서 선박의 크기도 커지고 있으며 항로는 개선되고 있다. 또한 각국 항만들은 그 어느 때보다 스마트해지고 있다. 세계 물류의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해상 운송. 그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By Rena Marie Pacella
접히는 컨테이너
30초 만에 크기를 4분의 1로 줄여 보관과 운반이 용이하다
반세기 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트럭 운전사 출신 사업가 말콤 맥린은 규격이 통일된 철제 박스, 즉 화물 컨테이너를 세상에 선보였다. 이후 컨테이너는 우리의 해상 화물운송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화물 운송 단위가 규격화되면서 모든 화물은 어떤 선박에도 실을 수 있으며 어느 곳이든 운송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또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이었던 과거의 화물 규격과 비교해 화물의 운송 및 저장을 한층 신속하고 저렴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컨테이너 자체는 50년간 변한 게 거의 없다.
길이는 여전히 20피트(6m) 아니면 40피트(12m)가 대다수며 무겁고 녹이 잘 슨다. 게다가 화물 보관 이외의 기능은 전무하다. 이 점에서 최근 네덜란드 발명가 레네 기스베르스가 개발한 '카고쉘(Cargoshell)'은 완벽에 가까운 신개념 컨테이너다. 복합소재로 제작, 가벼운 데다 보안 스캐너의 검색이 용이하다.
무선인식(RFID) 태그를 내장해 화물의 이력도 한눈에 파악된다. 게다가 접히기까지 한다. 유일한 경쟁자는 미 국토안보부(DHS)다. DHS도 현재 복합소재 컨테이너와 센서를 개발 중이기 때문이다. 이미 여기에 약 6,000만 달러가 투자됐다.
복합소재
카고쉘은 내구성이 철만큼 강하면서도 항부식성이 5배나 뛰어난 섬유강화 폴리머로 제작된다. 기존 컨테이너보다 훨씬 가볍고, 스캐너를 통한 보안검색도 용이하다.
접이식 프레임
카고쉘은 내부가 비어있을 때 단 30초 만에 부피를 4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그만큼 보관과 운반의 효율성이 뛰어나다. 문은 컨테이너 내부로 들어가며 좌우 벽이 주름처럼 접힌다.
모니터링 시스템
컨테이너 내부에 습도, 기압, 산소 농도, 방사능, 온도 등의 감지센서가 채용돼 있다. 때문에 식품 변질, 핵물질 밀반입, 그리고 밀입국자 탐지도 가능하다.
화물 이력 추적
복제가 불가능한 무선인식(RFID) 태그가 내장돼 있어 RFID 인식장치로 화주의 신원, 출발지, 목적지, 내용물, 이동 이력 등을 즉각 알 수 있다.
스마트 도어록
컨테이너의 문이 예정된 시간 이외에 인가되지 않은 사람에 의해 열리거나 보안구역 외부에서 열리면 경보장치가 작동된다.
도난 방지
카고쉘의 외벽 속에는 미량의 전류가 흐르는 금속망이 들어있다. 어떤 이유로든 컨테이너가 파괴돼 전류가 차단되면 화주와 물품 수령인, 도착지 항만 당국에 그 사실이 전달된다.
통신 센터
내장 컴퓨터가 각종 센서들의 정보를 암호화해 인공위성 또는 이동통신망을 통해 화주, 해운회사, 항만당국 등에 관련 정보를 송신하는 통신 센터의 역할을 수행한다.
지름길
지구온난화로 빙산이 녹으며 북극해에 지름길 항로가 열린다
작년 9월의 몇 주 동안 북극해를 지나는 두 항로, 즉 북서 항로와 북동 항로의 빙하가 전 구간에서 동시에 완전히 해빙됐다. 이는 이 지역의 위성 관측을 실시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사실 해운업계는 그동안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최단 항로로서 북극해 항로의 개척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이 항로는 항상 빙산과의 충돌 위험을 안고 있다. 항로가 열려도 빙산을 피해 해안을 따라 항해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런데 미 해군대학원(NPS) 연구자들은 2016년부터 매년 여름마다 북극해 항로에서 빙산의 위협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한다.
바로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환경적 관점에서 이는 분명 암울한 시나리오다. 그러나 해운업계에게는 항해거리를 수천㎞나 줄일 수 있는 기회임에 틀림없다.
이미 러시아는 통칭 북극해 항로로 불리는 북동 항로의 이점을 적극 내세우고 있는 상태다. 이 항로는 러시아의 북극해안을 끼고 있는데 해적이 우글대는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지나는 항로보다 안전하며 거리도 짧다.
현재 러시아는 상선들을 호위해 주는 쇄빙선의 임대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고객 증가에 대비해 추가 쇄빙선들을 발주해 놓고 있다.
비록 주요 컨테이너 선사들은 빙하와 유빙이 산재돼 있는 북동 항로를 아직 테스트해보지 않았지만 현지의 화물선과 유조선들은 최근 이곳으로 발길을 옮기기 시작했다.
북동 항로보다 개발이 덜 이뤄지기는 했어도 캐나다와 접한 북서 항로의 잠재력 역시 뛰어나다. 얼어붙은 섬들의 미로를 통과하는 게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 이 항로를 이용하면 미국 동부해안을 떠난 상선들이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기 위해 장시간 돌아갈 필요 없이 아시아에 도착할 수 있다.
미 북서부와 유럽을 잇는 항로 역시 무려 3,200㎞나 단축된다. 이와 관련 많은 기후학자들은 2020년경 북서 항로의 상시 통행성이 확보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핀단드 기업 에이커 악틱 등은 북동·북서 항로의 얼음이 녹지 않아도 통행이 가능한 선박의 개발에 뛰어들었다.
여기에는 대형 상선과 동행하며 길을 터주는 쇄빙선, 선박의 후미에 고강도 구조를 확보해 얼음을 들이받아 깨뜨릴 수 있는 컨테이너선도 포함돼 있다.
한편 작년 10월 설립된 북극지역 수로위원회(ARHC)는 해도가 제작된 지 수십 년이 지났거나 아예 해도 자체가 없는 북극해의 90% 이상의 해역에 대한 해도 작성을 추진 중이다.
초대형 화물선
선택 설계자들은 지금보다 더 크고 효율적인 화물선을 구상 중이다.
그린 자이언트
대우조선해양에 의해 세계 최대 해운선사 AP 몰러-머스크의 트리플-E급 컨테이너선 10척이 건조되고 있다.
대당 2,000억 원의 이 선박은 길이 400m, 폭 59m의 세계 최대 몸집을 자랑하며 6m짜리 컨테이너를 최대 1만 8,000개 적재할 수 있다. 현존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의 적재량은 1만 6,000개다. 특히 대다수 컨테이너선은 디젤엔진 1기로 구동되지만 이 선박은 엔진이 2기다.
그럼에도 엔진 폐열 회수장치 등에 힘입어 평상시 항해속도인 19노트(시속 35㎞)로 이동할 때의 연료 소모량이 기존의 절반에 불과하다. 대우조선해양은 2015년까지 이들 선박을 선주 측에 인도할 계획이다.
LNG 컨테이너선
노르웨이 선급협회(DNV)의 '퀀텀 9000(Quantum 9000)'은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최초의 컨테이너선이다. 아직은 콘셉트 모델 단계지만 LNG가 현존하는 가장 깨끗한 선박용 화석연료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실제로 DNV에 따르면 디젤 대신 LNG를 사용할 경우 이산화탄소 30%, 질소산화물 80%, 아황산가스 95%의 배출 저감이 가능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퀀텀 9000은 길이 314m, 컨테이너 적재능력 약 9,000개의 중형 컨테이너선이지만 좁아터진 파나마 운하를 충분히 통과할 만큼 날씬하다.
4단 분리 하이브리드선
일본 선사 NYK가 제시한 길이 353m의 '슈퍼 에코 쉽(Super Eco Ship)'은 2개의 컨테이너 적재부와 선수(船首), 선미(船尾)로 구성된 미래형 4단 분리 컨테이너선이다.
이 선박은 항구에 도착하면 적재부, 선수, 선미가 분리된다. 그리고 선수와 선미만 결합해 하나의 선박 형태를 갖추고는 다른 지역에서 컨테이너를 쌓은 채 대기 중인 적재부를 가지러 떠난다.
이처럼 전체 선박이 항구에서 화물 적재와 하선을 기다릴 필요가 없어 물류의 효율성이 배가된다.
또한 슈퍼 에코 쉽은 탈착 가능한 컨테이너 크기의 LNG 연료전지로 전동식 스크루를 돌려 대부분의 추진력을 얻는다. 나머지 동력은 상갑판 및 측면에 부착된 태양전지, 경량 접이식 돛대에서 제공받는다.
트랜스포머
독일의 물류공학자 볼케르 로젠크란츠의 콘셉트 컨테이너선 '카고엑스프레스 (CargoXpress)'는 컨테이너 선적량 200개의 쌍동선이다.
이 선박의 최대 특징은 변신 능력에 있다. 항해 중에는 범선의 모습이지만 항구에서는 고성능 크레인으로 변신한다. 돛의 역할을 하는 길이 62m의 덮개가 크레인 장치가 되는 것. 따라서 별도의 크레인 시설이 구비되지 않은 곳에서도 스스로 선적과 하역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작은 항구들을 오가는 단거리 해운에 완벽한 조건을 가진 셈이다. 구동력은 돛과 함께 외부에 부착된 태양전지 패널로 제공된다. 바람과 태양에너지라는 두 가지 청정에너지를 동시에 활용하는 것이다.
바람의 라이더
네덜란드 조선사 페어 트랜스포트 B.V.가 설계한 길이 115m의 '에코라이너(Ecoliner)'는 돛을 메인 추진기관으로 삼은 컨테이너선 콘셉트 모델이다.
밧줄과 삭구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전통적 돛배와 달리 에코라이너의 돛과 돛대 4개에는 그 어떤 지지물도 없다. 대신 전동장치에 의해 바람을 많이 품을 수 있는 최적의 각도로 회전한다.
만일 바람이 충분치 않다면? 그때는 디젤- 전기엔진이 구동돼 스크루를 돌린다. 이렇게 에코라이너는 동일한 크기의 기존 컨테이너선과 비교해 연료를 최대 90%나 아낄 수 있다. 컨테이너 적재량은 최대 200개며 2013년 가을 첫 항해가 예정돼 있다.
스마트 조타실
몇 장의 종이 해도에 대형 컨테이너선의 항로를 끼적이던 시대는 끝났다
대양을 넘나드는 대형 화물선의 항해사가 항로를 결정하려면 실로 엄청난 양의 정보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비컨, 부이, 기상위성, 항행위성, 자신의 선박 및 다른 선박에 탑재된 센서, 그리고 해적들의 무선주파수를 감청해 위험정보를 전해주는 민간기업에 이르기까지 온갖 정보들이 쏟아져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아직 많은 항해사들은 항로를 종이 해도에 표시하고 수정사항도 수작업으로 기록하는 것을 선호한다. 하지만 국제해사기구(IMO)는 내년부터 2018년까지 단계적으로 모든 대형 선박에 종이 해도 대신 디지털 해도를 활용하는 전자 해도 시스템의 도입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IMO는 이 시스템을 통해 선박 충돌이나 암초에 걸리는 사고가 줄어들 것이며 항해사들도 한층 손쉽게 악천후와 해적의 공격에서 자유로운 항로를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군수기업 노스롭 그루먼의 해양장비 부문 계열사인 스페리 마린에 따르면 향후 항해사들은 전자해도항해시스템(ECDIS)이라는 기기를 통해 데이터들을 모니터하게 된다. 이 기기는 선박으로 전달되는 모든 데이터를 통합해 자동운전 기능까지 제공한다.
항로 설계
항해사들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는 항로 시뮬레이션을 보면서 해상 환경, 선박 성능(연비, 선체 내구성), 다른 선박 존재 유무, 스케줄상 제약요소(컨테이너 인도 시점, 정박지 도착 시간) 등에 맞춰 항해 중 항로 변경이 가능하다.
위치 추적
레이더와 GPS가 선박의 위치를 실시간 추적하여 주변 해상의 선박 운행 상황과 함께 전자 해도에 보여준다. 이 전자 해도는 광대역 위성 인터넷을 통해 자동 업데이트된다.
일기예보
예정된 항로를 따라 현재와 향후의 기상, 해상 상황이 표시된다.
장애물 회피
선박의 제원과 항로에 맞춤화된 경보장치가 해저 잔해, 얼음 덩어리, 해상 군사훈련 등 선체 및 화물의 안전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3대 장애물에 대해 경보를 발령한다.
모니터링
선원들은 물론 육지의 관계자들도 컨테이너 박스의 상태에서 엔진 출력에 이르는 선박 내 센서들이 보내온 모든 정보를 모니터링 할 수 있다.
원격 접속
해운회사는 인공위성을 통해 선박의 운용상황 및 항해데이터가 기록된 블랙 박스에 접속할 수 있다.
해적 탐지
해적 경보 프로그램이 선박에 탑재된 레이더, 소나, 카메라, 그리고 장거리 인공위성 정보를 실시간 전송받아 항로시뮬레이터에 위험 상황을 경고해준다.
운하 확장 공사
파나마 운하가 신형 화물선을 맞을 새 단장에 나섰다
완공 100주년을 눈앞에 둔 파나마 운하는 매우 큰 단점이 있다. 화물선의 크기가 계속 커지면서 신형 화물선들이 원활히 운행할 수 없을 만큼 폭이 좁다는 점이 그것이다.
2015년이면 전 세계 선박 중 이 운하의 통행이 불가한 비율이 40%에 육박할 정도다. 문제는 길이 80㎞의 파나마 운하가 아시아에서 유럽이나 미국 동해안 및 걸프만으로 가는 교통 요충지라는 것. 이에 파나마 운하 당국(PCA)은 2008년부터 산비탈을 깎아 신형 화물선들을 위한 수㎞의 새로운 진입수로를 만드는 한편 기존 수로의 준설작업을 실시 중이다.
2114년까지 52억 5,000만 달러가 투입되며 총 1억 5,000만㎡의 흙과 진흙, 모래가 준설된다. 이번 공사의 최대 난제는 운하의 양쪽 끝 갑문이다.
갑문은 운하 안팎의 수위 차이를 없애주는 수위 조절장치이자 출입구 역할을 수행하는데 PCA는 기존 갑문을 키우는 대신 1만 2,000개의 컨테이너를 실은 길이 360m, 폭 48m의 선박 통행이 가능한 대형 갑문을 운하 양 끝에 하나씩 새로 만들 계획이다.
모든 공사가 완료되면 파나마 운하의 연간 화물 통행량은 현 3억 4,000만 톤에서 6억 톤으로 76%나 늘 전망이다.
새 갑문은 길이 1.2㎞, 깊이 18m의 갑실을 갖추고 있다. 선박이 진입하고 갑문이 닫히면 갑실에 물이 채워지며 수위가 8m 정도 더 높아진다.
이때 선박도 함께 떠오르며 운하에 진입할 준비를 마치게 된다. 특히 기존 갑문은 수위 조절을 위해 인근 호수에서 2억 820만ℓ의 물을 끌어와 사용한 뒤 바다로 방출했다.
반면 새 갑문은 3개의 저류장을 활용, 사용한 물의 60%를 재활용한다. 그 결과, 새 갑문은 기존보다 30%나 더 크지만 선박 1척 통과 시 소비하는 민물의 양은 7% 적다.
해적 무장해제
수에즈 운하 인근 해역의 해적을 퇴치하라
매달 1,300여 척의 선박이 수에즈 운하를 출입하기 위해 소말리아 앞바다의 무법 해역을 지난다. 이곳에서의 해적 공격 빈도는 대단히 높다.
올해만 이미 200건 넘는 공격이 보고됐고 5월 현재 26척의 선박과 500여 명의 인질이 잡혀있다. 해적들로 인한 해운사들의 손해는 연간 최대 83억 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이곳 무법 해역의 면적이 미국 국토 만큼 넓어 나토(NATO)군이나 인근 국가의 해군들이 힘을 합쳐도 모든 선박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
우회로가 있지만 그러려면 아프리카 희망봉을 지나 수천㎞를 돌아가야 한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위험해역 통과 시 속도를 높이고 감시를 강화하라고 권고한다. 하지만 이는 AK-47 소총과 휴대형 로켓포로 무장한 해적 앞에서 그리 효과적 대응책이 아니다. 그렇다고 화물선을 살상무기로 무장시킬 수도 없다.
무력 대응은 결코 국제적 인정을 받지 못하는 탓이다. 이에 비살상무기를 활용한 방어책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례로 다국적 군수기업 BAE시스템스는 1.6㎞ 이상의 유효사거리를 지닌 레이저 무기를 개발 중이다.
올 1월 시제품 테스트가 진행됐는데 사거리 이내에서 계속 접근할수록 레이저의 강도가 세지면서 해적들은 방향 감각을 잃거나 일시적 실명 상태에 빠져 무기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미국 메이스 시큐리티 인터내셔널의 경우 해적의 화물선 탑승을 막는 스프레이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다. 68ℓ용량의 고압저장탱크 3기에 고추에서 추출한 '올레오레진 캡시컴(oleoresin capsicum)'을 충전해놓고 있다가 해적이 접근하면 선박 주변에 살포하는 방식이다.
화학물질에 노출된 해적들은 즉각 최대 1시간 동안 눈과 피부, 목구멍이 타들어가는 고통을 느끼며 전투 불능 상태가 된다.
무인 컨테이너항
컨테이너 처리량이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아질 미래의 초대형 컨테이너항. 이곳에서 인간의 노동은 거의 사라지게 된다. 인간의 개입은 소프트웨어의 오류를 바로 잡거나 컴퓨터 하드웨어 모니터링 등 네트워크 엔지니어링 수준에 머물 것이다.
통제실
입항 24시간 전 화물선은 터미널 통제실의 관리 프로그램[A]에 적재 중인 화물목록을 전달한다. 그러면 이 목록에 의거, 수백 대의 자동화 설비에 해당 선박을 대상으로 화물을 하역 및 선적할 임무순서가 정해진다.
해저 스캐너
입항하는 화물선은 해저에 설치된 소나[B]들을 통과하면서 선박의 바닥 모양이 정상적인지 검사된다. 폭탄이나 밀수품 반입 여부를 가리기 위해서다.
파도 에너지
앞바다에 설치된 수압식 부이[C]와 부유식 피스톤 펌프[D]가 파력 및 파랑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한다. 이 전력은 해저케이블을 거쳐 해안으로 전달된다.
플러그인 파워
입항한 화물선은 엔진을 멈추고 지상의 전원 콘센트[E]에서 통신장치 등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받는다. 이렇게 하면 엔진 배기가스 배출을 줄여 대기환경 개선에 도움이 된다.
하역 크레인
경량 수평식 크레인[F]이 신속히 화물선의 컨테이너를 들어 로봇 트럭에 싣는다. 기존 크레인은 다리의 크기가 크지만 네덜란드의 APM 터미널이 개발한 '페스트넷(FastNet)' 크레인은 기둥에 바퀴가 달려 있어 직접 하역설비의 대들보 아래로 이동할 수 있다. 이렇듯 별도의 지상 차량이 필요 없는 만큼 하역·선적 속도를 배가할 수 있다.
로봇트럭
핀란드 기업카고텍의 '오토 셔틀(Auto Shuttle)' 등 무인 로봇트럭[G]들이 컨테이너에 부착된 RFID나 광학문자인식(OCR)을 통해 정보를 전달받아 정해진 장소로 이동한다.
온라인 전기자동차
현재 항만 터미널에서 운용되는 차량은 디젤 또는 디젤-전기 하이브리드카다. 하지만 미래 터미널의 도로 속에는 전자석[H]이 깔려 있어 전기자동차의 수신기 코일에 무선으로 전기를 공급해준다.
로봇 트럭, 스태커 등의 차량들은 작업 중 필요한 전력을 제공받는 한편 배터리팩이나 고속 충전 슈퍼 커패시터에 유휴 전력을 충전해 놓는다.
미국 모바일에너지 전문기업 컨덕틱스 웸플러와 스위스의 전력 솔루션 기업 누멕시아는 이미 이러한 온라인 전기자동차 기술을 개발 완료했다.
적재 크레인
3층 건물 높이의 무인 자기부상 크레인 [I]이 로봇 트럭이 가져온 컨테이너를 야적장에 7단으로 쌓는다. 적재된 컨테이너를 컨테이너 트럭이나 화물열차에 실을 때도 이 크레인이 사용된다.
지하 저장시설
야적장 지하에 보안과 온·습도 시스템이 완비된 저장시설[J]이 운용된다. 이 시설의 자동추적시스템은 컨테이너 내장 컴퓨터 및 통제실 관리프로그램과 연동해 화물을 배치하고 그 위치를 파악한다.
화물 보안검색
소형 입자가속기[K]가 컨테이너에 고에너지 광자 빔을 쏜다. 이때 고해상도 검출기는 광자가 흩어지거나 흡수되는 양상에 근거해 화물의 성분과 모양을 파악한다.
무인 순찰대
무인 잠수정[L]들이 24시간 수중을 순찰하며 레이더, 소나, 비디오카메라를 이용해 침입자를 찾고 시설 상태를 점검한다. 수상 보안은 무장한 무인 수상정(USV)[M]이 맡는다.
USV는 이미 중동의 항만에서 보안업무에 활용 중에 있으며 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NTNU) 연구팀의 경우 편대 단위로 운용되고 전술적 판단이 가능한데다 바다·육상·공중의 다른 로봇들과 자율 협력할 수 있는 스마트 USV를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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