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의 길이는 1㎝ 정도며 3D 프린터를 활용해 콘택트렌즈의 소재로 쓰이는 하이드로겔을 한 겹씩 쌓아 몸체를 만들었습니다. 이 몸체가 다리부분과 직각으로 붙어있는데 다리의 아랫면에 심장세포가 달라붙을 수 있도록 콜라겐을 코팅했죠. 이후 로봇을 쥐의 심장세포와 섬유아세포가 들어있는 용액에 담그면 심장세포가 콜라겐에 달라붙게 돼요.
마지막으로 살아있는 쥐의 체온과 유사한 온도(36.5℃) 및 세포의 생존에 적합한 이산화탄소 농도가 유지되고 있는 배양기에 로봇을 넣습니다. 그러면 며칠 후 심장세포들이 자라나 1초당 1회씩 박동(수축·이완)하기 시작하고, 박동에 의해 다리가 구부러졌다가 펴지면서 로봇이 앞으로 나아가는 겁니다. 비록 이동속도가 분당 15㎜에 불과하고, 한 방향으로 밖에 움직이지 못하지만 말이죠.
앞으로는 쥐 대신 새의 심장세포를 사용해볼 계획이에요. 쥐보다 5배나 빨리 박동하기 때문에 이동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특히 장기적으로 로봇에게 지능을 부여, 수술을 돕거나 독극물 및 기생충을 발견하면 치료제를 방출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에요.
저희는 이 연구가 합성생물학과 생체공학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 믿습니다. 최종 목표는 여러 종의 포유류 세포를 함께 사용해서 로봇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파악하고, 이 움직임을 이용해 특정임무를 수행하고자 합니다.
단지 저희 로봇은 한가지 윤리적 문제를 유발할 수 있어요. 조건만 충족시켜주면 수개월이나 실험용 접시 위를 기어 다니는 이 녀석을 생명체로 봐야하는지가 그겁니다. 당신의 생각을 어떠세요?"
- 미국 일리노이대학 어배너-샴페인캠퍼스 생체공학자 라시드 바시르
[The Scale] 성장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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