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R(사회공헌활동)은 포춘이 매년 발표하는 존경 받는 기업 선정의 주요 척도이다. CSR을 잘하는 기업이 존경 받는 기업이 되고, 이런 기업들이 실적도 좋다는 것은 이미 입증된 사실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기업 GE는 가장 모범적인 CSR 기업이다. 매년 1억 달러 이상을 CSR 활동에 지출한다. 주가가 하락하거나 실적이 떨어져도 CSR 예산은 줄이지 않는다. 국내 대표 금융기업인 KB금융그룹 역시 대표적인 CSR 기업이다. KB금융그룹은 이제 CSR을 넘어 CSV(공유가치 창출)를 고민하고 있다.
유부혁 기자 yoo@hmgp.co.kr
CSR은 더 이상 기업 브랜딩을 위한 단기적 마케팅 요소가 아니다. 장기적 경영전략으로 기업 철학과 동행하고 있다. CSR은 모호하던 윤리경영이란 말을 구체화 시켰을 뿐 아니라 동반성장을 뛰어넘는 기업과 사회 간 소통 채널로도 활용되고 있다. 브랜드 가치와 기업 실적은 자연스럽게 상승한다. 그 사례는 이제 너무 많다.
나이키가 신발 생산에서 독성물질 사용을 줄이자 환경오염 배출은 66% 줄었고 에너지 사용량은 33% 감량했다. 기업 실적도 좋아졌다. HP는 친환경 기업으로 인식돼 주가와 브랜드 가치가 올라갔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를 높였다. 이직률이 1.4%밖에 안되는 이 회사는 CSR이 기업 내부 직원들에 행복감을 준다는 사실도 입증했다. CSR이 기업과 직원 그리고 사회를 행복하게 하는 경영 트렌드가 된 것이다. 곧 CSR이 모든 기업들이 꿈꾸는 ‘지속가능한 기업’을 위한 필수요소임이 자명해졌다. 외부의 강압이 아니더라도 기업 경영자들이 우선 챙기는 핵심 전략 중 하나가 된 것이다.
CSR은 기부와 같은 나눔의 형태와 보다 적극적인 구성원들의 참여가 있다. KB금융그룹은 나눔에서 참여로 진화한 대표적인 CSR 기업이다.
우선 KB금융그룹은 2011년부터 ‘KB 경제·금융교육’을 그룹의 대표적인 CSR 사업으로 실시해 오고 있다. 여기엔 퇴직직원들을 포함해 전 계열사 임직원과 가족 그리고 대학생들로 구성된 강사진이 참여한다. 초, 중, 고등학생 등 청소년들과 군인·소외계층·새터민 등 금융 지식의 사각지대에 있는 계층까지 대상 범위를 계속해서 확대하고 있다. 또 이들을 위한 방문 및 온라인, 초청 교육뿐 아니라 캠프 등 다양한 기획과 인프라를 활용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작년까지 13만 3,000명 이상이 KB금융그룹 경제·금융 교육에 참여했다.
KB금융그룹은 특히 테마별 CSR을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는 청소년, 노인복지로 테마를 정했다. KB금융그룹이 이토록 CSR 성공 모델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에너지원은 전 직원의 참여에 있다. 작년 한 해 KB금융그룹 2만 5,000여 명 직원이 1인 1봉사 활동에 참여해 1인 당 13.6시간의 지역 밀착형 봉사활동을 펼쳤다.
KB금융그룹은 노인 복지를 위해 거동이 불편한 저소득층 어르신 가구의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5일 명동 본점에서 열린 후원금 전달식에는 임영록 KB금융그룹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과 최성균 ‘함께하는 사랑밭’ 이사장이 참여했다. 전달된 후원금은 200여 가구 주택 개·보수에 쓰인다. 어르신들의 실내 활동에도 제약이 있는 만큼 이를 해소하기 위해 당장 필요한 화장실, 좌식 세면대 설치, 바닥 미끄럼 방지, 경사로·안전대 설치, 주방 보수 등 맞춤형으로 진행된다.
KB금융그룹은 또 KB금융지주 및 10개 계열사 직원들로 구성된 KB신속드림봉사단을 구성해 재해지역 일손을 돕는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인력 참여뿐 아니라 CSR 관련 예산을 편성해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벌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해양경찰청 자녀 장학금 사업과 KB희망음악회 개최이다. KB는 지난 2월,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위해 순직한 공상 해양경찰관의 자녀 60여 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이는 KB금융그룹과 KB금융공익재단이 사회와 공익을 위해 봉사하는 직업군 자녀를 대상으로 한 특화된 장학금 사업의 일환이다. 2012년 소방 가족, 2013년 경찰 가족에 이어 올해 해양 경찰 가족 자녀로 대상 범위를 확대했다.
KB희망음악회는 기업 메세나 활동의 일환으로 KB금융그룹이 서울시립교향악단과 추진하는 사업이다. 아동보육원, 소년보호기관, 벽지학교, 전통시장 등 각계각층 다양한 이웃을 찾아가 총 18회의 음악회를 갖는다. 이는 외국 금융사들의 CSR 활동 변화와도 비슷한 양상이다. 대개 CSR이 금전적 혜택이라 생각하지만 최근 외국에선 다양한 문화 혜택과 체험 행사 확대를 통해 사회 구성원들과의 스킨십을 확대하고 있다. 여기엔 기업의 철학이 묻어나 자연스럽게 기업 브랜딩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KB금융그룹은 아시아 리딩뱅크를 목표로 하는 국내 최대금융기업이다. 따라서 앞으로 기업의 경영전략뿐 아니라 국민들의 지지와 구성원들의 역할 참여 등 삼박자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 지속 가능한 기업은 기업, 종업원, 사회 구성원의 협력을 통한 지속적인 CSR활동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
최근 강조되고 있는 CSV(공유가치 창출)는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기본이다. 함께 잘하려면 ‘나부터’ 잘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 다른 전략과 고민 또한 필요하다. KB금융그룹은 CSR을 넘어 함께 잘하는 상생 모델인 CSV로 진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