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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허계 세종대 교수 선화랑서 10번째 개인전
입력1998-12-13 00:00:00
수정
1998.12.13 00:00:00
허계(54) 세종대 교수의 개인전이 서울 종로구 선화랑(02~734-0458)에서 16일부터 내년 1월 6일까지 열린다. 1,000호 크기의 초대형 작품 2점을 포함해 30여점의 작품이 선보이는 자리이다.허 교수의 작품은 소나무가 지닌 조형적인 선이 자아내는 현란한 율동이 인상적이다. 그러나 그 내면에는 속깊은 동양적인 삶이 자리잡고 있다. 소나무 그림을 통해 절제된 형태미와 순화된 색채감을 표현하며 심상적 이미지를 드러내 보이기도 한다. 이 모든 것들은 결국 생명의 원초적인 아름다움과 희열감을 극명하게 표출해내기 위함이다.
미술평론가 김영순씨는 그의 작품에 대해 이렇게 평하고 있다.
『소나무의 수직과 경사의 공간은 상승에의 의지와 역동적 율동미를 드러내어 천상에의 고양을 지향하며 연꽃의 수평공간은 대지에의 확산과 증식을 의미하며 각기 남성과 여성의 원리를 내포한다. 또한 율동적인 구성과 운필뿐만 아니라 붉은 색은 대지의 수태능력을, 파랑색은 천사의 무한공간과 초자연의 세계를, 그리고 녹색은 중용의 균형감을 암시한다. 이는 옛 중국의 화가들이나 세잔느가 만년에 조형적인 탐색의 결과 우주적 원리에 다가갔던 「지각적 인식」의 세계를 시사한다』
원숙된 중년의 기량이 유감없이 발휘되어 드러나는 허계의 소나무와 연꽃 작품들은 절제되고 순화된 조형미와 회고적 취향이 깃든 서정성을 느끼게 할 뿐만 아니라 어려운 시기에도 굴하지 않은 선비의 기개를 보여주기도 한다.
작가는 자신의 소나무가 매우 현란한 색채감으로 드러나는 것에 대해 『한국 특유의 오방색을 중심으로 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한다. 외국의 색채감을 흉내내던 때도 있었지만, 그래서는 세계무대에서 인정을 받지 못한다는 설명도 했다.
작가가 2년만에 갖는 10회 개인전은 결국 자연의 원리에 육박해가는 조형적 탐색을 보여주는 자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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