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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협력업체] 빅딜업체 협력사 `명암'

고래싸움에 새우등이 터지고 있다.재벌간의 사업 맞교환 여파로 중소협력업체들이 대규모 부도위기에 빠졌다. 협력업체들은 피인수 대기업의 조업거부에 따라 연쇄적으로 생산라인이 스톱되고 있다. 한치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신규주문이 있을리 없다. 여기다 협력업체들이 위험하다는 소문에 해외바이어들도 등을 돌렸다. 바이어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시기적으로 자금수요가 집중되는 연말인 까닭에 협력업체 사장들은 자금압박에 입술이 타들어가고 있다. 대규모 도산사태가 거대한 해일처럼 협력업체들을 집어삼킬 태세다. 협력업체들의 비명은 주로 대우전자와 삼성자동차 협력업체들로부터 터져나오고 있다. 피인수기업 납품업체라는 심리적 불안감을 넘어 당장 주문감소, 바이어이탈 등 발등의 불이 떨어지자 협력업체들의 위기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14일 대우전자의 1만2,000여 직원들이 구미, 광주공장에서 수십대의 버스를 이용해 상경, 서울역광장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당연히 이들 제조공장은 올스톱됐다. 협력업체들 역시 개점휴업상태가 됐다. 대기업이 기침을 하면 협력업체는 몸살을 앓을 수 밖에 없다. 대우전자의 한 관계자는 『이미 조업률이 50%로 내려갔는데 협력업체들에게 신규오더를 전혀 못내고 있다』며 『우리를 통해 해외수출을 하던 업체로부터 바이어가 속속 이탈하고 있다는 다급한 소리도 들려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대우전자 협력업체들은 약 1,000여개. 이들 대부분이 납품중단에 따라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 대우전자 협력업체 협의회의 이창호사장은 『신규주문이 거의 없어 협력업체들의 조업률이 절반이하로 떨어져 버렸다』며 『이대로 가면 대량 부도가 불보듯 뻔하다』며 사태의 급박함을 전했다. 생산제품 대부분을 대우전자에 납품해왔던 가전제품 부품업체 G사. 대우전자측으로부터 주문이 끊어지자 11일부터 생산라인이 완전히 멈췄다. 100% 주문생산에 의존해오던 이 회사로서는 최악의 상황을 맞은셈이다. 주납품처인 대우전자의 가동이 멈추면서 창고와 라인위엔 생산제품과 부품들이 가득 쌓여있다. 『대기업에 납품하기 위해선 제품의 사양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기존 대우 모델이 계속 생산된다면 당분간의 혼란으로 그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른 업체의 사양승인을 받기 위한 준비를 서둘러야 합니다. 대우나 삼성측에 문의해봐도 「아직 결정된 바 없다」 답변만 들었습니다.』 냉장고부품을 생산하던 S사의 임직원들은 모두 망연자실, 정신적 공황상태 그 자체다. 협력사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없이 갑자기 빅딜이 결정돼버리는 바람에 전혀 대책마련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일단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한 이 회사 고위간부는 『정부측의 빅딜 추진이 주도면밀하지 못하고 즉흥적이었던게 아니냐』며 『더 이상 할말없다. 말하기 싫다』며 말을 끊었다. 반면 안산에서 전자부품을 생산, 삼성전자에 납품하고 있는 K사는 빅딜 영향에 관계없이 느긋하다. 이 회사 고위관계자는 『빅딜로 인해 잃은 것은 없다. 오히려 주문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기술개발에 더많은 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자동차의 경우 경쟁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기아 납품업체라는 제약때문에 최대의 수요처인 「현대의 문」을 넘나들지 못했던 업체들은 현대와 기아가 한 식구가 됐다는 사실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특히 현대자동차가 기아자동차의 독자성을 인정함은 물론 내년 올해보다 두배 증가한 80만대 생산체제로 갈 것이라는 기대에 크게 고무돼 있다. 기아자동차에 자동차 도장재를 공급해온 ㈜DAC(대표 유일승)는 『기아 협력업체중에는 가격이나 품질면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모기업이 정한 틀에 얽매여 공급선에 제약을 받아 왔다』면서 『현대와 기아가 한집안이 되고 나면 수요처가 늘어나는 만큼 경영이 호전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인천 남동공단 소재 피스톤핀 생산업체인 (주)동보(대표 김재경)는 『현대에서 인수한 후 1월까지 생산량을 30%이상 늘리겠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기아부도이후 50%대로 떨어진 가동률이 70%대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계 전반을 뒤흔들고 있는 빅딜은 우리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인연·학연 관계가 중시되는 지금까지의 거래선 선정과정이 투명하게 바뀌어져야 한다』고 전제하고 『빅딜과정에서 퇴출되는 업체에 납품하던 기업이라도 기술력만 있으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얼마든지 있다.』고 지적했다. 【성장기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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