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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 조율이 필요하다
입력1999-04-30 00:00:00
수정
1999.04.30 00:00:00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멕시코 핀란드 등 다른 외환위기국도 대개 환란이후 1년반부터는 경기회복이 시작됐지만 수년후 다시 위기를 맞는 경우가 많았다. 경제가 회복되기 시작하면 경제운영이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지금 우리 경제의 사정이 그렇다. 내수를 살리기 위해 돈을 풀고 금리를 사상최저수준으로 내렸지만 증시에 돈이 너무 몰려 부담이 되고 있다. 경제회생의 견인차역을 맡아야할 소비가 살아나고 있는 것은 좋지만 수입이 확대되어 국제수지가 불안해진다. 외국인 투자유치에 엄청난 정성을 쏟았지만 최근에는 밀려드는 외화가 원화강세를 부추켜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다.
금리 외환보유액 주가지수 국제수지 환율 등에서 중요하지 않는 것은 없다. 모두 적정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하나를 잡으려면 다른 하나를 지키기가 어렵다. 지난해에는 이런 고민은 거의 하지않아도 됐다. 워낙 나쁜 수준이어서 일정 수준으로 높이는 데만 초점을 맞추면 됐기 때문이다. 당국의 세심하고 효율적인 경제정책 조율기능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됐다.
정책조화가 제대로 되려면 우선적으로 정책목표의 재점검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 경제가 일단 선순환구조를 회복한 만큼 인위적 경기부양은 이제 하지않아도 된다고 본다. 그렇다고 당장 저금리정책기조를 바꿔서는 안될 것이다. 구조조정이 아직 진행중이고 기업의 투자심리가 본격적으로 살아나지 않고 있는데다 경기회복이 일부 업종에 국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상최저의 금리수준에도 불구하고 실물부문의 투자확산으로는 제대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저금리정책을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규제완화, 뉴비즈니스의 창출 등으로 생산부문의 투자를 유도하는 정책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이다.
그렇지않고 시중의 넘치는 자금흐름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자칫 물가불안을 초래할 위험이 없지않다. 아직 경기가 본격적으로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물가에 신경쓸 겨를이 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방심해서는 안된다. 유가 등 국제원자재가격이 오르고 있고 노사불안으로 올해는 임금상승압력도 만만치않다. 인플레압력이 약하더라도 물가불안의 씨앗을 지금 뿌리게되면 앞으로 경제운용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과잉통화와 과잉유동성 관리를 검토할 때다. 경각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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