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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은 경쟁력 키워야 산다”

◎시은과 업무 구분 모호 존립의미 갈수록 퇴색/과감한 민영화·합병으로 체제개편 서둘러야중소기업이 산업은행의 문을 두드리고 대기업이 중소기업은행을 찾아가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주택금융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는 반면 주택은행은 일반소매금융에 주력하고 있다. 국책은행들의 업무영역이 크게 변화돼 정책목적에 따른 존립의미가 퇴색되고 국책은행과 시중은행간 업무영역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는 것이다.이에 따라 현행 국책은행 체제를 과감히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책목적의 효과적 달성과 금융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업무영역과 성격이 크게 변한 일부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과감한 민영화와 합병을 단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대기업의 시설자금대출을 주목적으로 하는 산업은행의 전체대출금중 중소기업대출비중이 93년 13.3%, 94년 16.6%, 95년 19.7%로 계속 증가추세에 있으며 올들어 7월 말까지는 20.6%로 20%선을 넘어섰다. 뿐만 아니라 산업은행은 올해부터 중소기업에 대한 직접 출자까지 하고 있다. 주택은행의 중기대출비중도 93년 4.18%에서 94년 4.94%, 95년 7.86%, 96년 7월말 8.10%로 점점 늘어나고 있다. 주택은행은 특히 최근 「파워뱅크」라는 별명까지 지어가며 일반 소매금융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반면 중소기업은행의 중기대출비중은 93년 95.0%에서 94년 93.3%, 95년 91.4%, 96년 7월말 90.8%로 해마다 낮아지고 있다. 중소기업은행은 이름마저 사실상 기업은행으로 쓰고 있다. 이처럼 국책은행들이 존립목적을 외면한채 업무영역확대에 주력하는 것은 고유영역이 점차 허물어지고 있는데 주원인이 있다. 앞으로 시중은행에도 10년 이상의 장기대출이 가능해짐에 따라 산업은행의 고유한 업무분야로 여겨지던 장기시설자금대출이 시중은행을 통해서도 가능해지게 됐다. 그동안 산업은행이 독점하다시피한 장기금융업무인 프로젝트 파이낸싱도 요즘에는 시중은행들이 너나없이 뛰어들고 있다. 또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에 있어서도 정부의 중소기업지원 강화에 힘입어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대출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은행의 주택금융업무도 이미 모든 시중은행들이 주택관련 대출을 실시하고 있어 서민의 주택금융 전담은행으로서의 주택은행의 위상은 상당부분 퇴색됐다. 이처럼 고유업무영역이 허물어짐에 따라 국책은행들은 존립목적과 상관없이 시중은행과의 경쟁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책은행의 이미지와는 걸맞지 않는 고객만족이라는 구호나 대고객 광고 등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한편 국책은행은 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주택은행, 수출입은행, 그리고 순수 민간은행인 장기신용은행을 지칭한다. IMF편제를 원용하고 있는 한은의 분류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장기신용은행, 그리고 수출입은행은 개발기관으로, 중소기업은행과 주택은행은 특수은행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들 은행들은 각각 특별법에 의해 설립돼 자산의 운용과 자금조달에 일정한 제약을 받고 있다. 자금조달에 있어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금융채 발행으로 산업금융채, 주택금융채, 중소기업금융채 등을 발행, 자금을 조달하고 이들 자금은 주로 장기산업자금이나 중소기업지원자금, 그리고 주택금융 자금으로 이용하도록 제한돼 있다.<금융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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