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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엔高시대 오는가
입력1999-08-02 00:00:00
수정
1999.08.02 00:00:00
엔화는 지난 1년간 약 20% 상승했다. 엔고는 오래전부터 시작된 것으로도 볼수 있다. 그러나 최근의 상승세는 매우 가파르다. 엔화가 한달새 달러당 8엔이상 올랐다. 무엇보다도 일본경제의 두드러진 회복세 덕분이다. 금년을 고비로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 내년에는 1%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반면 미국은 9년째 장기호황에 따른 피로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국제투자자금도 미국증시에서 빠져나와 일본으로 몰리고 있다. 일본주식을 사기 위해 엔화수요가 늘어나니 엔화가치도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미국의 무역적자 급증도 엔화강세의 또 다른 요인이 되고 있다. 내년 미대통령선거때까지는 미·일양국이 엔고기조를 묵시적으로 용인할 가능성이 있다. 올해말에 엔화가 100엔대까지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그래서 나온다.
일본경제가 여전히 취약하기 때문에 엔고기대는 성급하다는 분석도 없지않지만 달러당 120엔대 밑의 엔저로 가기는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우리 경제로서는 경제회생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맞은 셈이다. 최근 반도체 자동차 전자 PCS 조선 등 5개 주력품목의 초호황세도 엔고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우쇼크의 충격이 가시지않고 있는 가운데 때마침 엔고가 찾아오는 것은 행운이라고 하지않을 수 없다.
한국경제는 고비때마다 해외 호재로 기사회생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이번 엔고가 외채를 빨리 갚아 IMF체제에서 예상보다 훨씬 일찍 졸업하는 기폭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경계해야할 점도 없지 않다. 과거 두차례의 엔고때 우리는 호기를 살리지 못한 경험이 있다. 94년의 슈퍼엔고가 가고 엔화약세가 지속되면서 환란은 잉태됐다. 엔고가 돼야 경제가 잘 풀리는 것은 한국경제의 숙명과도 같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이제 끝내야 한다. 가격경쟁력이 아니라 품질로서 일본제품을 이겨내야 하는 것이다. 경제회생을 위한 구조조정도 부채및 사업체 감축만으로 끝나면 의미가 없다. 일제를 이겨낼 기술력과 부품경쟁력을 확보해야한다. 엔고에 도취되어 구조조정과 경쟁력향상을 소홀히하면 경제위기탈출은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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