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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가 기업분할 과정을 거쳐 4일 재상장함에 따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 가운데 어디가 투자 메리트가 높을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해서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사업회사인 한국타이어 주식을 추가 취득해야 하는데다 한국타이어의 실적 모멘텀도 양호한 상황이어서 지주사보다는 사업회사의 투자 메리트가 더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거래가 정지된 지난 8월30일 이후 이달 2일까지 분석 보고서를 낸 증권사 7곳을 조사한 결과 모두 사업회사인 한국타이어에 대해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목표주가도 평균 5만9,850원으로 제시해 거래정지 전 종가(4만1,600원)보다 41% 높았다. 반면 지주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투자 전망을 높게 평가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한국타이어월드보다는 한국타이어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은 한국타이어의 실적개선 여력이 더 높기 때문이다. 기업분할 후 한국타이어는 실질적인 타이어 제조사업을 맡지만 투자전문 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사업 성과를 내는 데 당분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타이어의 주 원료인 천연고무 가격이 하락하고 있고 유로화 가치 반등으로 글로벌 경쟁력이 상승하면서 한국타이어의 3ㆍ4분기와 4ㆍ4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증권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3ㆍ4분기와 4ㆍ4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2,251억원, 2,296억원으로 2ㆍ4분기보다 5.8%, 7.9%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한국타이어는 분할 이후 매출액의 0.5%를 브랜드 이용료로 지주회사에 지급해야 하고 관계사 지분법 평가이익도 지주회사로 넘겨야 하지만 이 액수가 500억원에 불과해 한국타이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분할 이후 한국타이어의 상장주식 수가 감소하면서 내년 주당순이익(EPS)은 올해보다 17% 가까이 상승할 것"이라며 "최근 중국과 인도네시아 공장이 상업생산을 시작한 만큼 한국타이어의 투자 매력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타이어의 발목을 잡았던 악재들도 이미 주가에 반영된 만큼 저가매수에 나설 만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타이어는 앞서 미국의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반덤핑관세 철회와 글로벌 경기 불황 여파로 주가가 급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30일 매매거래정지 전 한국타이어의 주가는 6월 초 대비 20% 가까이 하락했다.
박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예상치 못한 조치로 한국타이어의 미국시장 경쟁력에 의문이 생겼지만 이미 주가 하락분에 반영된 상태"라며 "브랜드 사용료 지급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 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신규상장 초기에는 일시적으로 매매거래 정지 전 주가(4만1,600원)보다 낮은 수준에서 거래가 될 수도 있지만 불확실성 해소와 저가 매력 부각으로 점차 주가가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해서는 지주사가 사업회사인 한국타이어 지분을 추가로 사들여야 하는 점도 한국타이어 주가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보유한 한국타이어 지분은 4.6%로 완전히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15.4%를 취득해야 한다.
박 연구원은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가 한국타이어에 대한 현물출자나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율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대주주 지배력 강화 전망을 감안할 때 한국타이어 주가는 상승 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인적분할을 단행한 애경그룹도 지주회사인 AK홀딩스보다는 사업회사인 애경유화의 주가 상승폭이 컸다"며 "기업 분할 후 지주회사는 자회사보다 저평가되는 것이 일반적이고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는 실적을 내려면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당분간은 한국타이어 중심의 매수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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