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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윤수의 경영미학] 9. 유능함보다 깨끗함이 중요하다

회사가 망해도 오너는 산다는 말이 있지만, 한편으로 회사는 망해도 직원들은 배불리 사는 경우도 있다. 그 만큼 미리 챙겨 먹었다는 얘기다. 거꾸로 말하자면 오너와 임직원들의 비리가 있었기에 회사는 망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그래서 필자는 「깨끗함」에 신경을 많이 쓴다.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한눈 팔지 않고 일에 열중할 수 있을까? 우선은 충분한 돈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회사에서 나오는 월급만으로도 남들에게 전혀 뒤지지 않을 만큼 살 수 있다면, 다른 생각은 줄어들게 마련이다. 따라서 필자는 한국의 대기업과 맞먹는 수준의 대우를 직원에게 보장해 주었다. 그리고 나서 그에 상응하는 일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당연히 떳떳하게 요구했다. 열심히 그리고 깨끗하게 자기 직분에 충실해 달라는 것이다. 처음 내수 사업을 시작하려면 으례 인력을 스카우트해야 한다. 원래 경력사원이란 두 가지 측면을 갖고 있다. 필요한 부분의 노하우를 가지고 온다는 점은 장점이다. 반면 그 노하우 이면에는 기존 회사에서 물든 깨끗지 못한 「더러움」도 함께 묻어올 수 있다. 전 직장의 나쁜 면까지 함께 배워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다른 직원이나 신입사원에게도 전염시킬 수가 있다. 그래서 처음 2년 동안은 어렵사리 스카우트한 인원 중에 나쁜 면을 많이 가져온 사람을 추려 내는 작업을 계속했다. 깨끗지 못한 직원들을 과감하게 잘랐다. 개인적 인정보다 회사의 미래를 위해서 과감하고 냉혹해야 했다. 때로는 희생된 직원들이 자동차 타이어에 펑크를 내는 등 공갈 협박을 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과감하게 밀어 붙이면서 가지치기를 해 나갔다. 처음에는 당혹해 하던 임직원들도 시간이 지날수록 새롭지만 당연한 필자의 경영 방식에 적응해 나갔다. 시간이 지나자 적어도 FILA코리아에서 비리 있는 직원들은 사라졌다. FILA코리아의 사원정신은 세 가지다. 「청렴」「유연한 사고」「자기 계발」이다. 이 중 청렴성이 으뜸이다. 결국「깨끗한 사원들에 의한 깨끗한 회사」의 성공은 FILA제품 자체를 「깨끗한 이미지」로 정착시키는데도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필자는 유능한 사원보다 깨끗한 사원이 우선한다고 믿는다. 깨끗함 속에서 유능함이 계속적으로 담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개인이 깨끗하고 한 기업이 깨끗함을 유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두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윗사람인 오너나 경영자가 솔선 수범해야 한다. 저희는 온갖 더러움에 얼룩져 있고 아래 직원들에게만 깨끗함을 요구해서는 말이 안 된다. 실효도 없을 뿐더러 냉소와 불신만 더해 갈 뿐이다. 둘째, 오너나 경영자가 더럽지 않아도 되는 기업 환경이 사회전체에 퍼져 있어야 한다. 그래야 억울한 사람들이 적어지는 선진 사회가 되는 것이다. IMF를 맞은 오늘의 우리는 어떤가? 외국으로부터 우선적으로 경영의 투명성 강화, 다시 말하면 정직한 비지니스 관행, 정직한 정보자료, 투명하고 민주적인 의사결정등을 요구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이 신뢰 회복의 열쇠라고 볼 때, 국가 경쟁력의 씨앗은 깨끗함이 아닐 수 없다. 깨끗한 사원, 깨끗한 기업, 깨끗한 나라가 한국의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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