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개미’로 유명한 황순태 제일창업투자 회장이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을 신청한 고려개발 지분을 대량 취득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황 회장은 7월 28일부터 지난 6일까지 고려개발 주식 150만2,000주를 장내 취득했다. 지난 5월 3일과 31일, 6월8일에 총 42만3,500주를 사들인 데 이어 추가로 대규모 지분 매수에 나선 셈으로 고려개발 지분 보유 비율이 14.68%로 크게 늘었다. 특히 고려개발이 지난 달 30일 워크아웃을 신청한 뒤 1일과 5일, 6일 등 사흘에 걸쳐 108만1,000주를 사들였다. 고려개발은 대림그룹 자회사로 국내 시공능력 38위의 건설회사다. 삼성SDI 전무를 지내기도 했던 황 회장은 2007년 모아텍 주식 54만주를 매수해 1년 만에 20억원 가량의 평가차익을 거둬 이른바 ‘슈퍼개미’로 명성을 얻은 인물이다. 금융투자업계 내에서는 황 회장이 고려개발의 자산가치를 고려해 지분 매수에 나섰다는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고려개발 주가가 4,000원선이었다는 측면에서 황 회장이 주가가 낮은 상태에서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고려개발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게 일시적 유동성 부족 때문이라 자산가치를 고려하면 앞으로 회사가 제자리를 찾을 수 있다는 측면도 대량 지분 매입에 영향을 준 듯 생각된다”고 말했다. 황 회장 측은 다만 고려개발 지분 취득과 관련해 “어떤 답변도 할 수 없다”며 즉답을 회피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고려개발은 이날 14.78%(235원) 오른 1,82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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