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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슬러, 보유현금 고갈상태
입력2001-03-23 00:00:00
수정
2001.03.23 00:00:00
김호정 기자
경영부실로 잔금 10억弗대 유동성위기 고조
미국 3위 자동차업체인 다임러크라이슬러의 크라이슬러부문이 판매부진과 경영부실로 5개월동안 운영자금을 무려 50억달러나 까먹은 것으로 밝혀졌다.
미 일간 디트로이트뉴스지는 22일 크라이슬러가 지난해 7월말 이후 보유현금 가운데 50억달러를 소진, 잔액이 10억달러대로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제임스 던론 크라이슬러 수석부사장은 지난해 판매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고객과 딜러에게 제공하는 인센티브와 리베이트를 늘리는데 40억달러, 일부 공장의 설비를 확충하는데 10억달러의 돈을 사용했다고 시인했다. 반면 크라이슬러는 지난해 하반기에만 18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올해도 20억~25억달러의 손실이 예상되는 등 그야말로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다.
투자자들은 자금 사용처의 80%가 인센티브, 리베이트 등 판매확대를 위한 제살 깎아먹기식 용처로 흘러 들어간 반면 기업 경쟁력 강화에 들어간 돈은 20%에 불과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99년말에 110억달러에 달했던 회사 운영자금이 불과 1년만에 단돈 10억달러로 줄어들 정도로 회사 재무제표는 엉망이 됐다.
지난해 상반기를 정점으로 미국내 자동차 판매가 급감하면서 크라이슬러는 월간 20만대의 차량도 팔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경기둔화에 직격탄을 맞은 데다 독일 다임러사로 인수되면서 경영진의 리더십이 무너진 것도 경영위기를 자초한 셈이 됐다.
전문가들은 위르겐 슈렘프 다임러 회장이 최근 직원 2만6,000명 감원과 36억달러에 달하는 자구계획을 내놓았지만 부실한 재무구조 탓에 추가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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