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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수석 인선 완료-경제팀 운영 어떻게] 정책 큰 그림 청와대, 집행 컨트롤타워는 부총리… "관건은 추진력"

현오석·조원동 라인, 인위적 부양보다 건전성 중점<br>'한국형 토빈세'에 긍정적… 도입 탄력 예상<br>유순한 성격… 부처 장악력엔 한계 우려도


"경제정책의 큰 그림은 청와대가 그리고 이를 집행하는 컨트롤타워를 경제부총리가 맡을 것 같습니다. 다만 추진력이 관건입니다."

조원동 조세연구원장이 경제수석에 발탁된 후 한 전직 장관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이같이 촌평했다. 그는 조 경제수석 내정자에 대해 "역대 어느 경제수석보다 탁월하고 업무능력이 뛰어날 것"이라면서도 "다만 현오석 경제부총리와 수석 내정자 모두가 온순한 성품이어서 부처를 장악하는 리더십과 추진력에 한계를 보일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정책의 추진동력을 얼마나 발휘하느냐가 새롭게 구축된 경제팀의 성패를 가늠할 것이라는 얘기다.

19일로 마무리된 경제팀의 모습을 보면 '모피아는 지고 이피아가 떴다'고 압축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가 옛 재무부 출신(모피아)을 중용해 경제정책을 폈다면 박근혜 정부는 옛 경제기획원 출신(이피아)을 투톱의 경제사령탑으로 기용한 셈이다.

현 내정자를 아는 한 인사는 "경제정책에 통찰력을 갖고 완벽을 추구하는 장점이 있지만 슬로스타터 같은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과거 재정경제부에서 경제정책국장을 맡았던 시절에는 장관의 호출을 받으면 보고사항을 완벽히 가다듬느라 다른 인사들에 비해 한 템포 늦게 참석하고는 했다"는 게 또 다른 지인의 설명이다. 이 같은 약점은 조 내정자의 순발력으로 보완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관가의 평가다. 조 내정자의 지인은 "굉장히 짧은 시간에 핵심 사안을 짚어낼 줄 아는 능력이 뛰어나고 추진력이 강하다"고 전했다. 조 내정자는 관료 중에서도 아이디어가 가장 뛰어난 인물로 꼽힌다.

새 경제팀은 일단 호흡 측면에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평가된다. 우선 정책 측면에서 '현오석ㆍ조원동 라인'은 유사한 기조를 갖고 있다. 조 내정자와 현 내정자 모두 재정건전성을 중시하고 있으며 인위적인 경기부양을 반대해왔다. 올해 상반기 추가경정예산 편성 여부를 놓고 두 사람이 마찰을 빚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적다.



외환시장 불안이 확산ㆍ지속될 경우 이른바 '한국형 토빈세' 도입도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 내정자는 최근 공개적으로 한국형 토빈세 도입이 필요하다고 역설해왔으며 현 내정자가 지휘했던 한국경제연구원(KDI)도 토빈세 검토에 대해 비교적 전향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과는 주택경기 회복을 위한 규제완화에 한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게 관가의 예측이다. 무엇보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나 총부채상환비율(DTI)의 기준완화 가능성이 점쳐지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제도 폐지 원칙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투톱은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와는 100세 시대를 겨냥한 연금개혁,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와는 미래 성장엔진 발굴에 관해 한목소리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경제팀 내 갈등요인이 없지는 않다. 우선 경제민주화의 강도와 속도ㆍ범위를 놓고 대기업 때리기를 반대해온 현 내정자와 박 당선인의 철학을 전달해야 하는 조 내정자 간 이견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 현 내정자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사이에서는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인하 여부를 놓고 힘겨루기가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조 내정자도 과거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 시절 금리 문제를 놓고 한은과 불편한 상황을 빚고는 했다.

현 내정자는 또 진 내정자와 복지확대를 위한 재원마련 문제를 놓고, 김 내정자와는 연구개발(R&D) 관련 기업세제 감면 수술 여부를 놓고 의견충돌을 감수할 각오를 다져야 한다. 서 내정자와는 대형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추진의 규모와 방식 등을 놓고 예산 문제로 다툼이 빚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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