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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브라질 뇌관'에 또 흔들

【뉴욕=김인영 특파원】한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세계경제가 브라질의 정치·경제 불안으로 다시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유럽 11개국이 4일 동시에 금리를 인하하는 호재가 있었음에도 불구, 브라질의 정치불안에 국제 투자자들이 다시 몸을 사리고 있다. 브라질의 개혁후퇴 조짐은 곧바로 중남미 전체를 뒤흔들고 있으며 미국의 다우지수마저 연일 급락세를 면치 못해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유럽의 전격적인 금리인하조치마저 기대만큼 시장에 반영되지 못했다. 세계 경제의 마지막 버팀목이었던 유럽경제가 그만큼 위기상황에 내몰리고 있다는 위기감만 오히려 높아졌기 때문이다. 브라질발 악재는 3일 저녁 정부가 제출한 연금개혁 법안을 의회가 저지한 뉴스였다. 공무원 연금에 대한 지출을 줄이기 위해 현직 공무원에 대한 과세액을 늘리고, 퇴직 공무원들에게마저 세금을 걷겠다는 정부측 법안이 표를 의식한 의원들에 의해 무산됐다. 이 법안이 요구한 예산절감 규모는 25억 달러에 불과하지만, 국제통화기금 이행조건의 핵심사항이었다. IMF측은 아직 명확한 입장 표명을 꺼리고 있지만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무엇보다 투자자들이 불안을 느낀 대목은 페르디난도 카르도수 대통령의 정치적 지도력 상실이다. 재집권에 성공한 카르도수 대통령은 IMF로부터 415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으면서 내년에 240억 달러를 비롯, 오는 2002년까지 800억 달러의 예산절감 계획을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긴축예산 집행을 위한 첫번째 법안부터 제동이 걸리자, IMF 조건 이행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다음날 국제 투자자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길 거부한 브라질을 처벌했다. 그들은 브라질에서 대거 자금을 빼냈고, 이에 상파울루 증시의 보베스파 지수는 8.8% 폭락했다. 미국의 뒷마당이자 세계 8위의 경제대국이 흔들리자, 뉴욕 다우존스 지수도 184.86 포인트(2.0%) 하락한 8,8879.68에 마감, 9,000대가 다시 무너졌다. 브라질의 또다른 불안은 고정환율제 유지 여부다. 브라질 정부와 중앙은행은 헤알화를 절하하면 물가가 인상돼 초인플레이션의 악몽이 재현될 것이라며 고정환율제을 유지하겠다고 누누히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경제학계와 뉴욕 월가에서는 평가절하가 시간문제라고 판단하고 있다. 하버드대의 제프리 삭스, MIT의 루디거 돈부시 교수 등은 브라질이 헤알화 고평가를 유지함으로써 수출둔화, 높은 이자율의 고통을 겪고 있다며 평가절하를 권고하고 있다. 브라질은 달러 이탈을 막기 위해 지난 8월 이후 50%의 살인적인 이자율을 유지하고 있다. 브라질의 위기는 외환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이날 뉴욕에서 엔화는 1달러당 119.93 엔에서 118.60 엔으로 하락했고, 다음날 동경에서 한때 117 엔대까지 떨어졌다. 일본의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7% 하락했다는 불안한 소식에도 불구, 엔화가 강해진 것은 미국 영향권에 있는 브라질의 위기 재연 조짐 때문이다. 국제투자가들은 그동안 세계경제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전망했다면서 앞다투어 관망적인 자세로 돌아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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