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대한통운 인수 어려울듯 현행법상 손자회사는 국내 계열사 주식소유 불허STX팬오션 지분이양도 사실상 불가능 최형욱 기자 choihuk@sed.co..kr 대한통운 인수전에 참여한 STX 그룹이 현행 공정거래법 아래서는 대한통운 인수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주회사인 STX의 손자 회사인 STX팬오션(옛 범양상선)은 법정관리 중인 대한통운 주식 21.02%를 1,600억원 가량에 전격 인수, 최대주주로 부상했다. 업계에서는 "인수ㆍ합병(M&A)을 통해 계열사를 확장해온 STX그룹이 대한통운 인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현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은 '지주회사 사업 관련 손자회사는 국내 계열회사의 주식을 소유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분을 인수한 게 손자 회사인 STX팬오션이기 때문에 STX그룹은 대한통운의 경영권 장악, 계열사로 편입할 수 없다는 얘기다. 물론 STX팬오션이 지분을 그룹 자회사로 넘기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그룹의 주력 자회사인 STX조선과 STX엔진의 현금성 자산이 각각 135억원(올 6월말 현재), 31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1조원 대로 추정되는 대한통운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이에 따라 M&A 전문가들은 STX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지주회사 해제 신청'이라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STX측의 이 같은 행보에 업계에서는 "STX측이 기업 확장을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며 곱지 않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11월 STX그룹의 STX팬오션 인수가 대표적인 경우다. 공정위는 지난8월 STX엔진과 STX에너지의 STX팬오션 지분 인수에 대해 '사업 관련성이 없는 계열사 주식을 소유할 수 없도록 한 규정을 위반했다'며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공정위는 STX팬오션의 최대주주인 STX조선에 대해서는 별다른 제재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공정위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STX조선도 STX팬오션과 사업 연관성이 없어 논란이 있었다"면서도 "STX그룹은 STX조선이 만든 선박을 STX팬오션이 매입하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해 지분 인수를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보기에 따라서는 '특혜 시비'가 일수도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한 M&A 전문가는 "STX팬오션이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된 마당에 공정위가 STX지분 처분 명령을 내리는 데 부담을 느낀 것 같다"며 "STX측이 STX팬오션을 국내 거래소 대신 서둘러 싱가포르에 상장한 것도 상장 가격 제고 등의 목적 이외에도 공정위의 이 같은 조치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공정위에 따르면 자산규모 2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중에서 의결권승수(의결지분율을 소유지분율로 나눈 수치)가 가장 높은 기업집단은 STX로 25.69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의결권 승수가 높으면 실제 소유 지분에 비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지분이 높다는 것으로 그만큼 소유 및 지배구조가 취약하다는 뜻이다. 입력시간 : 2005/10/13 17:33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