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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mp Up 보험산업] <2> 기본에 충실하라

AIG 몰락-메트라이프 선방··· '기본'이 명암 갈랐다<br>파생상품에 한눈 팔던 AIG, 금융위기에 직격탄<br>보험 업무 충실했던 메트라이프는 양호한 실적<br>"위기일수록 핵심 경쟁력 강화·신뢰확보 나서야"


지난달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천(Fortune)이 지난해 매출액을 기준으로 선정한 '2009년 미국 500대 기업'에서 AIG의 순위는 245위(지난해 13위)로 밀렸다. AIG는 또 손실규모 1위(993억달러)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도 떠안았다. 반면 금융위기로 금융사의 순위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와중에도 메트라이프의 순위는 오히려 43위에서 39위로 뛰어올랐다. 두 회사의 명암은 보험 본연의 업무에 얼마만큼 충실했느냐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다. AIG가 신용파생상품 등을 통한 과도한 사업다각화와 단기실적 추구로 몰락한 반면 메트라이트는 비보험 부문의 거래비중을 늘리지 않고 리스크 관리체계를 강화하면서 양호한 실적을 올린 것이다. 두 회사의 사례는 경영위기 극복과 장기적인 성장전략 마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국내 보험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안정적인 자산운용과 선진화된 위험관리 기법을 갖췄을 때만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보험산업의 재도약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위기일수록 핵심 경쟁력 키워야=현재 보험산업의 화두는 '기본으로 돌아가라'다. 류근옥 서울산업대 경영학과 교수는 "AIG 사태에서 보듯 대형사도 기본에 충실하지 않으면 위험해진다"며 "보험사들이 단기실적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다른 금융권이나 경쟁 보험사에 비해 독자적인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책임경영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본에 충실한 영업계획을 수립하고 경영전략을 짤 때 위기극복의 해답을 찾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새 사업을 벌이기보다 위기극복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보험영업 실적 하락과 보험해약 증가 가능성에 대비하는 한편 ▦자산운용 역량 강화 ▦경영 효율화 ▦과당경쟁 지양 등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경영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재무건전성 제고 등을 통한 리스크 관리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고 조언한다. 강영구 금융감독원 보험서비스본부장은 "그동안 일부 은행의 과도한 레버리지(지렛대 효과) 활용이나 고위험 파생상품 투자 등이 금융시장의 거품을 형성했다"며 "각종 위험 관리와 장기투자 등 본연의 업무를 잘 살리면 보험사의 역할이 금융시장에서 더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프리드 HSBC 아시아태평양지역 보험 부문 총괄대표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위기 이후에도 은퇴준비나 가족보호에 대한 고객의 요구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장기투자ㆍ안정성ㆍ민간안전망이라는 보험 본연의 기능을 강조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고객신뢰 확보가 전제조건=보험업은 특성상 시장과 고객의 신뢰를 먹고 자란다. 따라서 '고객을 위한 길이 바로 보험사를 위한 길'이라는 자세를 가져야만 변액보험 판매 등으로 떨어진 보험사의 신뢰도를 회복할 수 있다. 그 첫걸음이 불완전판매 근절이다. 최근 보험사 간 교차판매가 허용되면서 설계사들이 상품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고객들에게 밀어내기식 판매를 하는 경향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ㆍ4분기(1~3월) 보험모집 및 보험금 지급과 관련된 민원이 각각 2,839건, 75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4%, 52.5%나 급증했다. 민원 증가는 결과적으로 보험사들의 영업비용 증가 및 보험료 인상, 보험계약 해지 증가, 보험사 불신으로 이어져 전체 산업의 경쟁력이 훼손된다. 서대교 보험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선지급 수당을 받은 설계사들이 보험계약 취소 이후에도 수당을 반환하지 않고 있다"며 "미환수 잔액은 2007 회계연도 말 194억원에서 지난해 9월 말 기준 366억원으로 88%나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도 불완전판매에 따른 피해와 문제점을 인식하고 보험상품설명서제도ㆍ보험금지급설명제도 등을 도입하고 있지만 더 강력하고 적극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설계사들의 불완전판매 및 보험금 누수로 보험사들에 대한 시각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보험사들의 사회공헌활동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이에 대한 보험업계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소외계층의 보험혜택을 넓히기 위해 마이크로인슈어런스를 도입, 시행하고 있으며 개별 보험사별로도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서 부연구위원은 "일부 보험사들이 안내견 기증이나 '500원 희망선물' 운동 등을 통해 사회소외계층에게 한발 더 다가가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이 같은 모습들을 더욱 확산시켜 보험사의 신뢰를 높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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