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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이 힘이다] (3) 위기에서 빛나는 '메이드 인 코리아'

공격 마케팅·고급화·앞선 품질… "나홀로 질주"<br>현대차, 실직때 차 되사주는 파격 전략 美서 대성공<br>삼성·LG, TV·휴대폰 프리미엄 고가품으로 승부수<br>현대모비스·포스코, 최고수준 차부품 러브콜 잇따라


“하나라도 더 파는 것이 지금의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길이다.” 정몽구 현대ㆍ기아자동차 회장은 자나깨나 “많이 팔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말을 달고 다닌다. 판매확대를 위한 것이라면 뭐든 다 해보겠다는 각오다. 그의 공격적인 경영은 글로벌 시장을 경악시켰다. 글로벌 자동차 판매의 잣대인 미국시장에서 유럽 명품 브랜드와 도요타마저 시름하던 지난 1월 현대차만 유일하게 14.3% 오르는 쾌거를 올렸다. 공격적 마케팅과 차별화된 프리미엄 전략, 뛰어난 기술력 등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반전시킨 한국 기업의 저력이 돋보이고 있다. ◇남들이 안 할 때 한다=현대자동차는 올들어 기발한 마케팅 수법으로 세계 자동차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실직하면 차량을 되사주거나(어슈어런스ㆍAssurance) 새 직장을 구하는 동안 3개월 동안 할부금을 내주는(어슈어런스 플러스ㆍAssurance plus) 파격적인 마케팅으로 미국인의 지갑을 여는 데 성공한 것이다. 전반적인 미국시장 판매 감소에도 불구하고 2월 현대차의 점유율은 역대 최고인 4.4%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또 경쟁사들이 광고 등 마케팅 비용을 줄일 때 환율 상승으로 얻은 수익을 광고에 쏟아부었다. 2월 초 미국프로풋볼 챔피언결정전인 슈퍼볼 경기 중계 광고를 통해 한층 높아진 현대차의 위상을 전세계에 알리는 계기로 삼았다. 곧이어 미국 자동차 산업의 상징인 제너럴모터스(GM)가 지난 11년간 후원하던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방송 광고를 낚아채 현대차 로고를 세계에 알렸다. 이 같은 공격적인 광고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과 함께 미국시장에서 현대차 판매 증가에 톡톡히 한몫을 했다는 평가다. ◇세계 최고 브랜드가 보인다=삼성과 LG 두 전자업체에 불황기 ‘슈퍼 히어로’는 단연 TV와 휴대폰이다. 이들 업체는 프리미엄 고가 전략에 승부수를 띄웠다. 불황 이후를 선제적으로 공략한다는 복안에서다. 중저가 상품을 많이 팔기보다 비싼 제품의 판매를 올려 부가가치도 높이고 브랜드 이미지도 고급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브랜드 고급화 전략을 통해 브라운관 TV의 강자였던 소니를 3년 연속 누르고 세계 TV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최근 기존 LCD TV보다 30%가량 비싼 차세대 TV인 LED TV를 가장 먼저 출시하면서 고급제품 중심의 판매전략을 이어갈 방침이다.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사장)은 “사업의 최종 목표는 삼성 TV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것”이라며 “하이엔드(고급) 시장을 확대해 오는 2011년까지 브랜드 선호도에서 소니를 제치겠다”고 말했다. 휴대폰 역시 고가의 프리미엄폰을 앞세운 프리미엄 전략이 적중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ㆍ4분기 세계시장의 극심한 침체 속에서도 5,280만대를 팔아 분기 사상 최대의 판매기록을 세웠다. LG전자 또한 2006년 4~5위에 머물던 TV 점유율 순위를 고급제품 위주의 판매전략으로 지난해 3위권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LG전자는 올해 LCD TV 판매 목표를 1,800만대로 잡고 이르면 올해 안에 소니를 제치고 세계 2위에 오른다는 구상이다. 휴대폰 역시 실생활에서 익숙한 경험을 3차원 그래픽으로 구현한 ‘S클래스 UI’를 적용한 멀티미디어폰, 800만 화소 카메라폰, 프라다폰 등 프리미엄 제품과 함께 터치폰, 스마트폰 10여종을 선보여 글로벌 시장을 접수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저가제품 매출 기회를 애써 뿌리치는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농어촌 지역 가전제품 할인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LG전자도 지난해 말 미국 최대 쇼핑기간인 블랙프라이데이 할인행사에 참여하지 않았다. 당장의 매출만 생각하면 적극 나서 가전제품 판매에 열을 올렸겠지만 제품 고급화 전략에 따른 장기 전술이라는 게 이들 회사의 설명이다. ◇바늘구멍을 뚫어라=현대모비스는 최근 BMW 그룹 등 유수의 자동차 업체들로부터 러브콜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 외에도 GMㆍ크라이슬러ㆍ미쓰비시ㆍ난징기차 등 완성차업체에 에어백ㆍ램프ㆍ엔진부품ㆍ칼럼ㆍ조향부품 등을 공급해왔는데 이제는 세계 최고급차 업체들로부터 주문을 받고 있는 것이다. 가격경쟁력과 더불어 뛰어난 품질이 밑바탕이 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포스코는 일본 제품만 고집하던 ‘도요타 장벽’을 뚫었다.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인 도요타의 일본 공장에 일본 외 철강회사로는 처음으로 자동차 강판 납품을 시작한 것. 품질과 경제성 등 실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포스코가 도요타에 납품하는 강판은 합금화 용융 아연도금 강판, 첨단 고강도강 내판으로 이를 만들 수 있는 철강사는 전세계 20여곳에 불과하다. 120㎏급 강판 세계 최초 상용화, 50㎏급 외판재 세계 최초 적용 등 포스코만의 기술적 쾌거가 지금의 성과를 만들어냈다. 민경준 포스코 품질기술부장은 “자동차 강판은 일반강판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3%포인트 높은 고수익 제품”이라며 “포스코 생산 속도가 140mpm(분당 미터)으로 경쟁사들보다 빨라 최고의 기술 수준에 원가를 최대한 떨어뜨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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