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우리시대의 연극시리즈' 관심

젊은 연극 3편이 연극의 메카인 서울 대학로가 아닌 예술의전당 무대로 진출한다. 예술의전당이 지난 93년부터 기획, 제작해 오고 있는 「98 우리시대의 연극시리즈」에 초청된 것으로 박상현 연출 「사천일의 밤」, 조광화 연출 「미친 키스」, 이성열 연출 「파티」등 3편이다. 이 작품들은 오는 11월 4일부터 내년 1월 17일까지 3개월에 걸쳐 차례로 공연된다.

매년 우수 연출가들을 초청, 이들의 창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이 시리즈에 30대 나이에 80년대 학번, 60년대 태어난 소위「386세대」의 대표적 연출가들이 초청된 것은 이례적인 일. 이윤택 작·연출의 「오구-죽음의 형식」(93년)을 시작으로 김광림의 「집」(94년), 한태숙의 「덕혜옹주」(95년), 오태석의 「여우와 사랑을」(96년), 연우무대의 「새들」(97년) 등 그동안 올려진 작품들은 국내 연극판을 이끌어가는 중견작가들의 독무대로 다뤄져 왔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시리즈에는 대한투자신탁이 총제작비(9,000만원)의 3,000만원을 지원, 제작활성화에 일조를 하고 있다. 대한투자신탁의 영업지원팀 최성표 차장은 『증권투자신탁의 약관에 의해서 조성되는 기금의 일종을 순수문화 창작활동에 지원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면서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문화관련 활동에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박상현씨는 직장생활을 하다가 지난 92년 극단 연우무대에서 「해질녘」으로 뒤늦게 연극에 데뷔했으며 「마지막 손짓」, 「난 새에게 커피를 주었다」등을 연출한 바 있다. 또 조광화씨는 「천상시인의 노래」와 「여자의 적들」등 희곡과 함께 「남자충동」에선 첫 연출을 맡아 백상예술대상 등을 수상한 극작가 겸 연출가. 이성열씨는 극단 백수광부를 창단, 「키스」「굿모닝 체홉」등을 연출했으며 백상예술대상 신인연출상을 수상했다.

이번 시리즈 첫번째로 오르는 작품은 박상현의 「사천일의 밤」(11월 4일~ 22일). 한 여인의 회고와 주변사람들의 증언 등을 통해 12·12사태와 같은 우리나라의 비극적인 사건과 이로 인해 불행을 당한 사람들의 소망과 꿈, 절망과 고통을 그린 작품이다. 이영숙과 유연수, 김재건, 이현순, 박성준 등이 출연한다.

이어 11월 27일부터 12월 13일까지 무대에 올려지는 조광화의 「미친 키스」는 서로 자신의 열망만을 채우고자 하는 흥신소 직원과 애인, 여동생 등의 관계를 통해 우리 사회의 소외된 모습을 그리고 있다. 김수영, 이남희, 김기순, 박선신 등이 출연한다.

마지막 작품인 이성열의 「파티」는 새로 이사온 50대 부부의 집에서 마을 사람들이 모여 파티를 하면서 나누는 대화와 해프닝을 통해 단절된 사회의 모습과 인간애 등을 그리고 있다. 이영숙, 유연수, 김재건, 이희만 등이 출연하며 12월 31일부터 내년 1월 17일까지 공연된다.

공연시간은 평일 오후 7시30분, 금·토요일 오후 3시와 7시30분, 일요일 오후 3시와 6시. [phone] 【박연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