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다니는 안모(34) 과장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인근 헬스클럽에서 몸 만들기에 몰입하고 있다. 칼로리는 적으면서 체지방을 분해하는 '켈로그K'로 점심식사를 대신하는 그는 운동 직전 충분한 수분 공급을 위해 새로 출시된 '파워에이드 리커버'를 마신 후 본격적인 운동을 시작한다. 평소 당도가 높은 커피믹스나 일반 카페라떼를 찾았지만 최근에는 '다이어트 커피'로 갈아탔고 평소에도 물 대신 지방분해율이 높은 '마테차'를 수시로 마셔 건강도 챙기고 일상 다이어트도 실천하고 있다.
꽃샘추위가 지나면 성큼 찾아올 여름에 대비해 살과의 전쟁이 일찌감치 시작됐다. 웰빙ㆍ힐링 등 건강 및 자기관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어느 때보다 고조되면서 대한민국이 '인치 줄이기' 모드에 돌입한 것이다.
식품ㆍ뷰티 등 관련업계는 사실상 1년 내내 다이어트 열풍이 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시각이다. 예전에는 젊은 여성들 위주로 다이어트의 필요성이 부각된 데 비해 이제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외모뿐 아니라 건강관리를 목적으로 다이어트에 동참하는 인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 봄 식품업계에는 일상식품에까지 다이어트 기능이 추가된 제품들이 눈에 띄게 쏟아져 나오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헬스원은 커피 한잔으로 다이어트 효과를 보는 '팻슬림 카페'를 2월 말에 선보이고 3월부터 대학가를 돌며 본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실제로 다이어트가 된다는 기능성을 인정받은 이 제품은 성수기인 4~6월 라디오 협찬을 통해 제품을 알릴 계획이다.
스포츠 음료 파워에이드는 3일 운동 전 마시는 스포츠 드링크인 파워에이드 리커버를 출시했다. 기존 이온음료가 운동 후 마시도록 만들어졌다면 이 제품은 운동하기 전에 에너지 다량소비에 대비해 전해질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했다.
농심 켈로그의 베스트셀러 스페셜K도 봄이 되면서 매출이 꿈틀대고 있다. 이 제품은 식이섬유가 풍부한 귀리와 현미를 구워낸 체중조절용 시리얼로 2주 동안 한끼 대용으로 섭취하면 허리살이 1㎝가량 빠지는 효과를 볼 수 있어 전문가들 사이에 입소문이 났다.
차로 다이어트하는 방법도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당분 과다섭취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는 커피믹스 대신 '사포닌'이 함유돼 지방의 체내흡수를 막는 마테차를 찾는 여성 고객들이 늘자 롯데헬스원에 이어 코카콜라도 2일 '태양의 마테차'를 출시했다.
아름다움과 가장 밀접한 화장품 업계도 다이어트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다이어트 제품에 올인한다는 전략에 따라 6일 화장품 업계 최초로 다이어트 전문 케어 공간을 마련했다. 신사동 가로수길에 문을 연 '다이어트 VB랩'은 다이어트 관련소품을 판매하고 제품ㆍ식이ㆍ운동ㆍ디톡스 등 1대1 맞춤형 다이어트 솔루션을 제공한다.
20~30대 젊은 층의 이용률이 높은 소셜쇼핑 및 오픈마켓 등에서도 살과의 전쟁에 서막이 올랐다. 쿠팡 '뉴트리 디에이 다이어트 쉐이크'의 경우 2월20일~3월6일 2주일 동안 1만1,200여개가 팔리면서 3억2,000만여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마켓에서는 최근 한달(3월12일~4월11일)간 다이어트 쿠키ㆍ간식류 판매량이 전년동기 대비 무려 262.0% 증가했고 체중조절용 조제식품은 128%, 요가용품ㆍ비디오는 58% 늘어나는 등 최근 들어 높아진 소비자들의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도를 반영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한국의 전반적인 문화가 선진국화되면서 요즘에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ㆍ청소년ㆍ노인까지 '자기관리=다이어트'라는 트렌드를 따라가는 양상"이라며 "시장 급성장세에 맞춰 다이어트 관련분야가 식품ㆍ뷰티 기업들의 신성장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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