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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경기 상반기중 하락 반전"
입력2008-02-11 18:14:14
수정
2008.02.11 18:14:14
신경립 기자
KDI등 대다수 경제 전문가 비관적 전망<br>미국 침체 여파 내수 위축·수출둔화 이어질듯<br>중국 경기 둔화땐 하반기 성장률4%대 그칠수도
미국의 경기가 사실상 침체의 늪에 빠지면서 지난해 말까지 위태위태한 상승 기조를 보였던 국내 실물경기가 올 1ㆍ4분기를 고점으로 둔화될 전망이다.
미국 경기가 꺾이기 시작한 지난해 4ㆍ4분기를 기점으로 3~6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심리 악화 및 수출 둔화 등 미국 경기침체의 파장이 국내에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11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월 ‘KDI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지난 2007년 말까지는 우리나라의 경기확장 국면이 지속됐지만 주요 선진국의 실물경기가 둔화되고 소비 관련 지표도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동철 KDI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2ㆍ4분기부터 시작된 경기상승 국면이 앞으로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국내 소비 위축이 지표상으로 확인됐고 수출은 아직 견조하지만 미국 시장이 위축되기 시작하면 즉각 둔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 경제는 아직 수출이나 설비투자 등이 호조를 보이고 있어 지난해 12월까지의 경기 지표는 상승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재정경제부가 이날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에 따르면 1월 수출은 전년 동월비 17%의 증가세를 보였고 설비투자추계도 3개월 연속 증가폭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2%포인트 올라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경제 전문가들은 당초 예상보다 악화된 미국 경제의 여파로 국내 경기가 이미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거나 올 상반기 중에 꺾여 내년까지 하락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재경부도 지속적인 경기 상승세에도 불구, 미국경기 둔화와 글로벌 인플레 우려 등 하방 위험요인이 상존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경기 상승세를 근근이 이어가는 상황에서 최근 선행지수가 꺾이고 미국 경제도 올 들어 침체 국면으로 들어선 것으로 보여 상반기 중 경기가 하락반전할 가능성이 높다”며 “일각에서 언급되는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질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내년까지는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해 올 미국 경제성장률을 1.9%로 가정해 우리 경제가 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미국이 1% 이내 성장에 그칠 경우 4%대 후반 성장도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었다.
실제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전년 동월비도 지난해 12월 전월 대비 0.1%포인트 떨어져 경기하강의 조짐을 내비쳤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경기는 1ㆍ4분기를 고점으로 사이클상의 하락 국면에 접어들 전망인데 여기에 대외여건 악화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하반기에는 성장률이 4%대 초반에 그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이미 현실로 나타난 미국의 경기침체 외에 올 하반기 이후 중국의 경기 둔화가 본격화한다면 경기 하락 속도에도 한층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우려했다.
중국 경제는 지난해 4ㆍ4분기 11.2%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성장속도는 지난해 2ㆍ4분기 11.9%를 기점으로 점차 둔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미국 경기 둔화의 영향이 올 1ㆍ4분기부터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경기 하강이 얼마나 장기화되고 얼마나 큰 폭으로 나타날지는 중국 경제가 관건”이라며 “중국이 10% 안팎의 성장세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국내 경제가 4%대의 낮은 성장률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오 상무는 “글로벌 경기가 장기 침체까지는 아니어도 회복까지의 시간이 상당히 길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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