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公 컨소시엄 '이륙 준비' '금융의 반도체' 1兆달러 亞부실채권 겨냥내년 2월 구성…운영은 공사서 전담초기 1억달러 투자후 규모 확대계획 김민열 기자 mykim@sed.co.kr 관련기사 외환위기후 치른 수업료 돌려받자 "동북아시장 잡아라" "정부규제 풀린다면 도전 해볼만" 1조달러로 추정되는 아시아 부실채권시장에 자산관리공사(KAMCO)가 내년 2월부터 국내 연기금,은행, 보험ㆍ증권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뛰어든다. 이에 따라 외환위기 이후 외국계 투기자본의 먹이 감으로 전락했던 우리 금융산업이 부실채권 시장을 고리로 아시아 시장을 이끄는 주역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김우석 KAMCO 사장은 6일 "국내외 전략적 투자자와 공동으로 펀드를 설립해 해외 부실채권 시장에 진출할 것이며 투자자 유치와 펀드 운영은 공사가 맡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초기에는 전략적 투자자와 함께 1억달러 내외의 펀드를 구성하여 시범운영 한 뒤 점차 투자규모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조성될 펀드의 10%가량은 KAMCO가 출자하고 나머지는 연기금ㆍ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말 현재 중국 4대 국영 자산관리공사(AMC)의 부실채권은 한화(韓貨)로 217조원. 16개 금융기관이 보유한 금액까지 합칠 경우 무려 361조원에 달한다. 시장조사 기관인 언스트 영이 추정한 수치를 보면 그 규모는 더욱 커진다. 지난해 말 현재 아시아 국가의 부실채권 규모는 약 1조달러로 이중 중국이 4,140억달러, 일본이 4,420억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외환위기를 겪으며 구조조정의 비싼 수업료를 치른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새로운 기회의 시장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정재룡 전 자산관리공사 사장은 "부실채권 시장을 잘만 가꾸면 반도체 산업 못지않게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며 "한국을 먹여 살리는 반도체는 다른 나라에서 원자재를 수입하는 비용이 들어가지만 부실채권은 법무ㆍ회계법인의 노하우만 있으면 되는 신지식 산업"이라고 말했다. 과연 한국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비유되는 해외 부실채권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까. KAMCO는 4년 동안 부실채권 투자 중개와 컨설팅에서 두각을 보였지만 부실채권 직접투자에 대한 성과는 검증되지 않았다. 때문에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입장을 갖고 부실채권 시장 개척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지고 있다. 양두용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장은 "자산운용업을 국가 산업으로 키우고 금융시장 선진화를 꾀하기 위해서는 해외 위험자산 투자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급증하는 국내 금융자산 규모에 비해 수익률이 줄고 있어 고수익을 보장해주는 탈출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내년 2월부터 적용될 시행령에 투자한도와 위험관리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따라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도 있다. 재정경제부의 한 관계자는 "투자한 해외 부실자산을 회수하지 못할 위험성도 있기 때문에 자문기구가 아니라 투자를 엄격히 관리할 수 있는 위험관리위원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이라는 족쇄를 차고 해외 펀드들과 승부해야 한다는 것. 해외 부실채권 시장 진출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입력시간 : 2005/12/06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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