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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투발루

무성영화 형식의 파격성 돋보여배우가 한사람도 나오지 않은 채 컴퓨터 기술만으로 가능한 디지털 영화들과 로케이션과 특수효과를 무색하게 하는 그래픽 기술들이 성황을 이루고 있는 요즘 100년전 영화의 태동기로 돌아간듯한 작품이 선을 보인다. 단편으로 무려 100여회의 수상기록을 가진 독일의 신예 파이트 헬머 감독의 데뷔작 '투발루'는 '소리있는 무성영화''채색된 흑백영화'라는 파격성으로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이 영화의 색감들은 초기 영화를 복원시킨 것이고 배우들의 몸짓 연기는 무성영화들에서 익숙해진 것들이다. 맬리에스의 영화들처럼 종이로 만든 배와 파도가 인서트로 삽입되고, 초기 영화들처럼 꼼꼼히 프레임별로 채색돼 있다. 황무지 한가운데 서있는 성당 같은 느낌을 주는 실내 수영장(동네 목욕탕에 가깝다. 쓰러지기 일보직전)엔 눈 먼 아버지와 입장료를 돈 대신 단추를 받는 뚱뚱한 관리인 아줌마, 그리고 성 밖으로의 외출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있지만, 늘 바다를 항해하는 꿈을 꾸는 안톤(드니 라방)이 살고 있다. 썰렁하기 그지없는 수영장. 안톤은 아버지를 위해 손님이 넘쳐흐르는 듯 연극을 되풀이 하고, 수영장을 유지하고 있는 기계 '임페리얼'을 갈고 닦으며 외로움을 달랜다. 어느날 젊은 선장과 늘 금붕어를 들고 다니는 그의 딸 에바(술판 하마토바)가 수영장을 방문한다. 안톤에게 에바는 처음으로 느껴지는 여자다. 안톤은 그녀를 통해 여자에 대한 설레임을 경험한다. 마치 어머니의 자궁처럼 따뜻한 색감의 수영장에서 둘은 천진난만하게 수영을 하고 가까워지며 사랑을 알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안톤의 배다른 형 그레고어가 나타난다. 둘을 시기하던 그는 에바의 아버지를 사고로 죽게하고, 에바는 안톤을 오해한다. 에바는 아버지 보물상자에서 '투발루'지도를 발견하지만, 자신의 배에는 부속품 '임페리얼'이 없다. 에바와 안톤의 '임페리얼'쟁탈전이 시작된다. 이 쟁탈전속에 또다른 사건은 그레고어의 사주를 받은 검사관의 수영장 부실검사를 막아내는 것이다. 칠이 벗겨진 벽, 비가 새는 천장, 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샤워관등. 그 부실함들을 막아내는 건 안톤의 정겨운 부랑아 친구들이다. 그들은 칠이 벗겨진 벽을 액자를 둘러 그림으로 위장하고, 지붕위에 올라가 우산을 쓰고 비를 막는다. 헤어 드라이어를 작동시키기 위해 뜨거운 바람을 기계속에 불어넣는다. 그레고어가 주장하는 '테크놀러지 시스템'을 그들은 손으로, 마음으로 압도한다. 세상은 점점 더 기계와 돈에 묻혀가지만, 그 어떤 기계도 인간의 마음이 담긴 손길을 압도 할 수 없음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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