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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뒤통수 때리기

SK글로벌이 두루넷의 전용회선망과 사업권을 인수하기로 한 배경을 두고 업계에서는 갖가지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당초 SK텔레콤과 두루넷의 실사작업이 진행되던 터에 막판 인수 주체가 SK계열사인 SK글로벌로 바뀐 배경을 두고 의아해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SK텔레콤이 KT 지분을 대량 매입하면서 정보통신부와 껄끄러운 관계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유선시장까지 욕심을 내고 있다는 여론의 질타를 피할 수 없다는 계산이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SK텔레콤이 하나로통신 지분을 매각하면서 유선시장에 대한 포기 선언을 했던 경우와 비교하면 그 속내를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고 귀띔했다. 아울러 신세기통신 인수로 시장점유율이 50%를 넘어 규제를 받았던 지난해 상반기 SK글로벌을 통해 LG텔레콤의 가입자를 대신 모집했던 상황을 되새겨본다면 이번 결정에도 여론의 부담을 덜겠다는 고도의 계산이 깔려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두루넷의 전용회선 사업권을 인수해도 이를 유선사업 진출의 발판으로 삼을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두루넷 전용회선 매출 1,000억원 가운데 약 600억원이 SK텔레콤으로부터 발생한 만큼 자가망(유선백본망) 확보 차원에서 사업권 인수가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던 것이지 유선사업 진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해왔다. 게다가 KT 주식 대량 매입으로 가뜩이나 여론의 부담을 안고 있는 터에 전용회선 사업권까지 가져올 경우 쏟아질 여론의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SK텔레콤의 한 고위 관계자는 "두루넷 전용회선 사업권 인수로 인해 예상 밖의 잡음이 일어나면 이를 포기할 수도 있다"며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다. 결국 최근 KT 지분인수로 업계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오던 SK텔레콤이 단말기 유통업무를 맡고 있는 SK글로벌을 통해 두루넷 전용회선 사업권을 인수하는 '고도의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다시 한번 주변의 뒤통수를 때린 셈이다. 정민정<정보과학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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