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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사 저주' 다시 오나

■ 피치, 한국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으로 하향<br>일부선 "뒷북조치" 평가 불구<br>불안한 대외신인도에 타격<br>"실제 등급하향 전초전 가능성"


‘(외환위기에 기승을 부렸던) 신용평가사의 저주가 다시 본격화하나.’ 국제 3대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추면서 가뜩이나 불안한 한국의 대외신인도에 일격을 가했다. 정부는 세계경제가 침체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높은 대외의존도가 반영된 조치일 뿐이라는 점을 부각하며 “등급 자체가 유지된 것은 긍정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ㆍ대만ㆍ인도 등을 포함한 아시아 6개국에 대한 평가에서 한국과 말레이시아만 조정을 받았다는 점, 이번 전망 하향이 내년 등급 조정의 사전 예고 성격을 띤다는 점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한국의 행보에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전초전인가, 뒷북인가=이날 오전 피치의 전망 하향 소식에 시장은 잠시 놀랐을 뿐 중국의 경기부양 소식에 이내 평정을 되찾았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미 큰 파고가 지나간 뒤에 나온 후행적 조치”라며 “이번 조치가 시장에 미칠 파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도 “등급이 유지되고 전망만 조정될 경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심리적 측면에 국한된다”며 “전망이 바뀌어도 신용등급은 달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2003년 무디스가 북한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후 한국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을 때도 등급 조정 없이 전망을 ‘안정적’으로 원위치시켰다. 하지만 세계경제 침체가 앞으로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인데다 S&P 등 다른 신용평가사도 한국 은행들의 ‘디레버리지(차입 축소)’ 등 유동성 리스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피치의 조치가 뒷북이 아닌 등급 하향의 ‘전초전’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금융불안으로 은행의 디레버리지가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한은의 외환시장 개입이 대규모로 이뤄질 경우 다소 잠잠해진 외환유동성 우려가 불거지면서 한국 신용등급 하향 등 초가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은 얼마든지 남아 있다. ◇대외신뢰 확보 노력 시급=금융위기 발발 이후 정부의 일련의 조치에 대해 피치사는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지금까지의 외화유동성 공급이나 은행 대외채무 지급보증, 거시경제 부양조치 등은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앞으로 재정지출을 통해 거시경제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면 등급 하향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처럼 민감한 시기에 연이어 불거지는 재정부와 한은의 불협화음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금융위기 사태를 맞아 정부와 중앙은행 간 공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임에도 불구, 양측 정보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국제 금융시장의 상황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피치의 신용등급 전망 하향 사실은 홍콩시각으로 7일 오후6시에 열린 위원회에서 결정돼 재정부에 통보됐음에도 불구, 통화당국인 한은은 10일 공표 당시까지 이 사실을 모르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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