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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브레라 "황제도 안부럽다"

US오픈 최종… 캐디서 메이저 챔피언으로 '인생역전'<br>5오버로 우즈·퓨릭 1타차 제치고 첫 우승… 앤서니 김 '데일리베스트' 분전 공동 20위

앙헬 카브레라(왼쪽)가 제107회 US오픈 우승 트로피를 받은 뒤 시상식장에 나란히 서 있던 짐 퓨릭과 타이거 우즈 등 준우승자들에게 트로피를 보여주고 있다. /오크몬트CC(미국 펜실베이니아주)=AP연합뉴스

우승 트로피를 들고 한참을 바라보던 그가 옆에 서 있던 세계랭킹 1위 타이거 우즈와 3위 짐 퓨릭을 향해 돌아서더니 트로피 자랑을 한다. 퓨릭의 표정은 굳었고 우즈는 씁쓸하게 미소 짓는다. 그 순간만큼은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았던 그는 제107회 US오픈에서 우승하며 ‘인생역전’의 주인공이 된 아르헨티나 출신의 앙헬 카브레라(38). 15세에 골프장 캐디로 처음 골프와 인연을 맺었고 20세가 되던 89년 프로골퍼가 됐으며 유럽투어 Q스쿨에서 3차례나 탈락했던 선수다. 4수 끝에 진출한 유럽투어에서 3승을 올려 세계랭킹이 9위까지 오른 적도 있지만 2002년부터 연간 10차례 이상 대회에 참가해 온 미국PGA투어에서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에 그가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 그런 선수였다. 그가 18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오크몬트컨트리클럽(파70ㆍ7,230야드)에서 끝난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US오픈(총상금 700만달러)에서 우승, 일약 스타가 됐다. 전날 4타차 공동 7위였던 카브레라는 마지막 날 1언더파 69타를 보태며 최종합계 5오버파 285타를 기록, 우즈와 퓨릭을 단 1타차로 제치고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생애 첫 PGA투어 및 메이저 경기 우승이다. 남미 출신 선수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지난 67년 브리티시오픈 우승자 로베르토 드 빈센조 이후 40년 만이다. 이 대회전까지 PGA투어 상금랭킹 151위였던 그는 126만 달러의 US오픈 우승 상금을 보태며 랭킹 24위(147만8,000달러)로 뛰어 올랐고 5년 동안의 PGA투어 풀 시드, US오픈 10년 출전 권을 챙겼다. 마스터스, 브리티시오픈, PGA챔피언십 등 다른 메이저 대회 3개와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도 5년 동안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카브레라가 이 같은 혜택을 누리게 된 것은 이번 US오픈 출전자 전체가 4라운드동안 만들어낸 8번의 언더파 중 2번(1ㆍ4라운드 각 1언더파)을 기록할 정도로 코스에 잘 적응했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한때 6명이 공동 선두에 나서는 치열한 최종일 접전 속에서도 버디를 5개나 뽑아낼 정도로 제 실력을 다 보였다. 그러나 16, 17번 홀 연속보기를 포함해 보기도 4개나 했음에도 불구하고 우승한 것은 경쟁자들이 속절없이 무너진 덕이었다. 전날 선두였던 애런 배들리는 첫 홀 트리플 보기로 일찌감치 밀려났다. 첫 홀에서 버디를 낚았던 스티븐 에임스는 7번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했고 5ㆍ6번홀 연속 버디를 뽑았던 스티브 스트리커는 10번홀 더블보기로 무너졌으며 폴 케이시는 파3의 6번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해 전반 9홀에서 43타를 쳤다. 퓨릭과 우즈는 막판까지 남았었다. 그러나 13번홀부터 3홀 연속 버디를 낚던 퓨릭은 313야드 파4의 17번홀에서 단번에 온 그린 시키려고 드라이버를 잡았다가 러프에 볼을 빠뜨려 오히려 1타를 잃고 뒤 처졌다. 우즈는 파3의 16번홀에서 2m버디 퍼팅을 놓치더니 마지막 홀에서도 세컨 샷을 핀에 너무 멀리(약 9m) 떨군 데다 버디 퍼팅이 홀 30cm 오른쪽에 멈추는 등 마지막 피치를 올리지 못해 결국 1타차로 준우승에 그쳤다. 한편 재미교포 앤서니 김(22)은 이날 3언더파 데일리베스트로 분전, 합계 14오버파 294타로 공동 20위까지 올라섰다. 이날 언더파 기록자는 앤서니 김과 우승자인 카브레라 둘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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