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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기술, 神의 영역 넘보다

특이점이 온다<br>레이 커즈와일 지음, 김영사 펴냄<br>유전공학·인공지능·나노기술 등 급속히 발전<br>기존 생물학 뛰어넘는 新문명 탄생 멀지않아



"어젯밤 세종시의 한 뇌 개조 센터에서 40대 남성 직장인 최모씨가 최근 유행하는 '뇌 업로드' 과정 중 사망했다고 합니다. 최모씨는 승진 시험을 앞두고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뇌를 업그레이드하는 시술을 받던 중 심장마비를 일으켜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고 합니다." 기술이 인간을 초월해 인간 같은 기계가 등장하는 미래의 어느 날 전자 종이로 된 신문 사회면 기사로 뜰법한 가상의 뉴스다. 먼 미래 이야기 같지만 물리학자이자 발명가이며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기술 발전으로 새로운 문명이 도래하는 '특이점(singularity)'의 개념을 빌려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뇌 업로드 기술은 2050년이면 가능하며, 다중인격과 다중 외모를 가진 인간은 2090년이면 탄생하게 된다. 천체 물리학 용어인 특이점은 급격한 기술변화로 인간 생활이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바뀌는 시점을 말한다. 즉 기술개발이 처음에는 영향력이 미미하지만, 적정 수준에 도달하면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져 기존 사회체제를 뛰어넘는 새로운 문명이 탄생된다는 저자의 장및빛 예측을 설명하는 단어다. 대표적인 사례로 에이즈를 일으키는 바이러스 HIV의 DNA 염기서열을 해독하는 데 15년이 걸렸으나, 사스 바이러스의 DNA해독은 단 31일이 걸렸을 뿐이다. 반도체 메모리의 용량이 1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이론인 '황의 법칙'도 같은 맥락이다. 저자는 물리학자답게 구체적인 이론과 근거를 제시하고, 인류역사의 변천사를 짚은 후 특이점을 가능하게 하는 대표 기술을 소개한다. 특이점을 뒷받침하는 기술은 GNR(유전공학ㆍ나노기술ㆍ로봇공학 및 인공지능)로 압축된다. 저자는 GNR혁명이 단계적으로 펼쳐지다 보면 미래의 인류 문명이 생물학을 넘어서는 순간이 올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유전공학으로 생물학의 원리를 파악하고, 나노기술로 그 원리를 자유자재로 조작할 수 있게 되면 이미 인간은 물질적으로 신적 존재나 다름없게 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특이점의 시대가 되면 인간은 의학용 나노 로봇으로 불치병을 고치고 취약한 장기의 기능을 강화하고, 완전몰입형 가상현실로 교육과 각종 체험을 하게 되며, 뇌의 정보를 모조리 컴퓨터로 옮겨 영생을 누릴 수도 있게 된다. 책은 허무맹랑하고 극단적인 낙관이 계속되지만 저자가 연구하고 수집한 수많은 최신 과학자료를 근거로 독자들을 미래의 신천지로 이끈다. 최근 첨단기술에 대한 논란과 비판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만큼 저자는 기술이 가져다 줄 위험과 문제점도 함께 분석했다. 전체 700여페이지 중 5분의 1에 해당하는 적지않은 분량을 할애해 각종 비판을 소개하고 자신의 주장을 펼친다. 제시된 사례는 충격적인 예측처럼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외면하기에는 우리의 삶이 이미 기술 의존적인 시대에 돌입했기 때문에 특이점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머지 않은 미래에 어느 정도는 실현될 가능성은 분명해 보인다. 이왕 미래에도 인간이 기술에 의존해야 한다면 저자의 추측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그림과 지도를 그리고 대책과 기회를 모색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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