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844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8월23일부터 35거래일 연속 매수 랠리를 보여 이전 최장기 순매수기록(34거래일, 1998년 1월20~3월3일)을 15년 만에 경신했다. 최근 35거래일 동안 외국인 순매수액은 12조4,520억원(유가증권+코스닥)에 달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 시가총액 보유비중도 최근 35.2%까지 급증해 2007년 6월(35.5%)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은 8월 신흥국 위기가 불거지자 펀더멘털이 튼튼하고 저평가된 한국 증시를 '안전한 피난처'로 인식하면서 바이코리아 랠리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이날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코스피지수는 6.00포인트(0.29%) 오른 2,040.61로 마감했다. 장중 28개월간 저항선으로 여겨진 2,050선을 뚫기도 했으나 기관의 매도세에 상승폭이 제한됐다.
그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의 가장 큰 불확실성으로 여겨진 미국의 정치 리스크가 수면 밑으로 가라앉은 만큼 당분간 바이코리아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날 0시30분(미국 동부시간 기준) 민주ㆍ공화 양당이 합의한 한시적 국가부채한도 증액안과 2014회계연도(2013년 10월~2014년 9월) 잠정 예산안에 서명했다. 전날 미 의회는 재무부가 예고한 국가 디폴트 시점을 불과 1시간30분 앞두고 연방정부가 현수준에서 내년 1월15일까지 예산을 집행하고 2월7일까지 국가부채 상한선을 따로 두지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안을 마련해 의회에서 통과됐다.
이처럼 의회가 막판 극적타결에 성공하면서 미국은 사상 초유의 국가 디폴트 사태를 피하는 한편 16일째 끌어온 셧다운을 끝냈다. 하지만 위기를 뒤로 미루는 미봉책에 불과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미 정치권의 치킨게임이 재연되면서 또다시 금융시장에 불안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상원은 이날 양당 지도부가 마련한 합의안을 오후8시께 찬반투표에 부쳐 찬성 81표, 반대 18표의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켰다. 하원도 오후10시30분께 찬성 285표, 반대 144표로 이를 최종 가결 처리했다. 앞서 해리 리드(네바다)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와 미치 매코널(켄터키) 공화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까지 협상을 벌여 정오에 소집된 전체회의에서 합의안 도출에 성공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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