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ㆍ벤처기업은 강남에 가야 우수한 인력을 뽑을 수 있다?' 구로디지털단지에 위치한 영상보안장치(DVR)업체인 아구스는 최근 병역특례업체로 지정돼 석사출신의 병역특례자를 1명 뽑을 수 있게 되면서 취업사이트에 석사출신 병역특례 직원을 뽑는다는 공고를 냈다. 초기에는 서울 중위권 대학과 지방대 출신의 연구원들 위주로 지원이 이어졌다. 하지만 '오는 4월 강남으로 연구소를 이전할 계획'이라는 문구를 추가로 삽입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이전에 지원하지 않던 서울대, 고대, 연대, 카이스트 등 소위 명문대 출신들이 대거 지원에 나선 것이다. 이 회사 조덕상 사장은 "이번에 본사를 경기도 화성쪽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하면서 앞으로 우수연구원 유치 등을 감안해 연구소는 강남쪽에 옮기려고 생각했는데, 이번 지원 결과를 보니까 판단을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아직도 구로하면 공단이라는 느낌이 강해서 소위 말하는 엘리트 인력들이 취업을 꺼리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대진디엠피의 경우는 지난 2006년 LED조명사업을 본격화하면서 LED조명사업부를 강남에 위치시켰다. 주력인 프린터부품 공장이 천안에 있었지만 우수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강남쪽에 사무실을 두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 박창식 대진디엠피 사장은 "신규사업 정착을 위해선 우수 인력 유치가 매우 중요한데, 지방에서는 뽑을 만한 사람도 없고 우수인력들이 지원자체를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채용정보 제공업체인 잡코리아의 황선길 본부장은 "강남지역이 주변 인프라가 잘 갖춰진데다가 강남자체가 주는 상징적인 분위기 때문에 구직자들이 중기ㆍ벤처기업으로 취업할 경우 근무지역으로 강남쪽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당장 우리회사만 해도 이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면서 "최근 강남에 위치한 우리 회사 사무실의 이전을 계획하면서 강남 외에 구로디지털단지 등으로 옮긴다고 하자 직원들이 반발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4년 한 채용정보업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서울을 근무지로 원하는 구직자 중 절반에 가까운 46%가 강남권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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