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지지선인 코스피지수 1,800선이 무너지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11일 코스피지수는 기관과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면서 전날보다 42.51포인트 추락해 1,782.27포인트로 마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다음주 나올 미국의 경기지표가 부정적일 것으로 예상, 당분간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1,740~1,750선이 1차적인 지지선 역할을 하고 상황이 악화돼도 1,700선은 지켜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추가하락을 매수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수급은 극도로 불안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1,839억원 어치를 순매도 했다. 특히 지수를 지탱해야 할 투신권은 오히려 766억원을 팔아 치웠다. 외국인도 1,329억원 어치를 매도했고 프로그램도 2,962억원의 매도우위를 보이며 전날에 이어 지수를 흔들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전날 옵션 만기일을 지나 수급 압박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해외발 악재로 1,800선이 무너지면서 망설이던 투자자들이 매도에 적극 가담했다”면서 “기술적으로도 경기선인 120일선이 꺾인 것으로 나타나 경기 침체 우려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어제 벤 버냉키 의장의 금리인하 시사 발언이 미국의 경제침체를 인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면서 “미국 기업의 4ㆍ4분기 주당순이익(EPS)이 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유가가 100달러 근처에서 움직이고 잇고 물가도 올라가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당분간 약세 흐름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윤학 연구위원은 “기술적으로 1,740선이 저지선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최악의 경우라도 지난 5년간의 지수 저점을 연결한 추세선인 1,700선이 무너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수급 불안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코스피지수가 1,700선 초중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등 여부는 미국의 금리인하와 긍정적인 경제지표 발표, 국내 기관의 적극적인 매수 가담여부에 달린 것으로 분석된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까지 기관이 매수에 나서지 않은 것은 저가 매력이 생길 때까지 기다린 것”이라면서 “1,700선 초반에서는 기관의 강한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윤세욱 센터장은 “단기적으로 기대할 만한 것이 없고 이달 말 미국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더라고 반영되는 데는 시차가 필요하다”고 부정적 시각을 밝혔다. 따라서 당분간 관망하면서 지수가 추가 하락할 때 매수에 나서는 것도 고려해 볼만 하다는 지적이다. 이정호 센터장은 “투자대상이 보이지 않아서 그렇지 1,700선 중반은 매수 대응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구희진 센터장도 “하반기에는 정보기술(IT), 자동차가 유망하지만 그 전까지는 건설, 증권, 보험 등 내수 관련주가 유리해 보인다”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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