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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그룹이 돌아왔다

「돌아온 삼양사」일제시대인 지난 24년 국내 최초의 주식회사 삼수사로 출발한 삼양그룹이 30대 대규모 기업집단(재벌)에 다시 편입됐다. 예전에 영화를 누리다 사세가 기울었던 기업이 다시 30대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올라선 매우 드문 사례다. 50∼70년대 목재·방직 등 소위 「잘나가던 기업」이 재계서열에서 한참 뒤로 밀리거나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경우가 허다한게 우리 재계의 역사다. 그래서 삼양그룹의 복귀가 눈길을 끌고 있다. 삼양그룹은 지난 55년 재계 1위를 차지하는 등 50∼60년대 10위권을 맴돌며 대표적인 대기업으로 꼽혔다. 하지만 공격적인 사업다각화를 통해 맹렬하게 밀고 올라온 신흥 대기업에 밀려 70년대 20위권, 80∼90년대 40∼50위권 등으로 상대적인 사세는 계속 위축됐다. 그 당시로 보면 시대에 뒤떨어진, 답답할 정도의 보수경영에 몰두한 탓이다. 삼양그룹의 계열사 숫자가 이번 30대 대규모 기업집단중 가장 적은 10개에 불과하다는게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삼양그룹은 75년의 기업사 중 잠깐 한눈(?)을 팔다 접은 삼양종금과 삼양텔레콤을 제외하고 제당·제분 등 식품과 화섬·직물 등 섬유를 중심으로 사업을 벌여왔다. 오랜 기업사를 감안할 때 우물을 매우 적게 판 셈이다. 재계에선 삼양그룹의 복귀는 이같은 보수경영이 국제통화기금(IMF)시대와 맞아떨어진 결과로 분석한다. 무모할 정도의 차입경영을 시도했던 많은 대기업들이 패잔병으로 우수수 떨어져나간 틈새를 삼양사가 메웠다는 풀이다. 하지만 삼양의 재출발은 지금부터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삼양그룹의 30대그룹 복귀가 IMF라는 특수한 상황에 힘입은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않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오래된 기업이 갖고 있는 구태(舊態)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런 측면에서 지난 96년 3세 경영인인 40대 김윤 사장 체제가 들어선 이후 삼양의 변화하려는 모습은 높은 점수를 받는 편이다. IMF이전에 먼저 구조조정을 한 탓에 「청와대 인증」을 받기도 했고,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경영혁신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또 무게를 두고 있는 신규사업인 의약사업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상황이다. 변신의 가속도는 붙은 셈이다. 수당 김연수-김상홍·김상하-김윤체제로 이어지고 있는 삼양그룹이 내딛는 앞으로의 발걸음이 주목된다. /김기성 기자 BSTA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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