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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들 "여름휴가 일정잡기 고민되네"

떠나자니 산적한 현안 어른거리고 안가자니 '휴가 당부' 직원들 눈치 보여

행정 각부의 수장들이 여름 휴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오랜만에 떠나는 휴가 계획을 짜느라 행복한 고민에 빠진 게 아니다. 휴가를 가자니 산적한 현안에 마음이 편하지 않고 안 가면 경기 활성화를 위해 국내 관광을 독려했던 터라 직원들의 눈치가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17일 이명박 대통령은 장차관 국정토론회에서 내수활성화의 한 방안인 국내 관광 확대를 위해 공무원의 휴가 사용을 적극 권장한 바 있다. 그럼에도 15일 현재 주요 부처 장관들은 산적한 현안에 일정을 아직 못 잡거나 2~3일씩 절반만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휴가가 꿈만 같은 대표적인 사람은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두 사람은 요즘 최대 이슈인 저축은행 사태의 한복판에 있다. 다음달 12일까지 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가 진행되고 부하 직원 상당수는 오는 9월 하순까지 저축은행 경영진단 등으로 여름 휴가를 반납한 상태다. 그러나 금융 당국의 양 수장이 휴가를 가지 않으면 조직원 전체 휴가 계획이 얼어붙을 수 있어 김 위원장과 권 원장 측은 이구동성으로 "일정은 잡지 못했지만 가기는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건 감사원장도 전국 200여개 대학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등록금 감사 등을 비롯해 감사 일정이 빽빽해 휴가는 '미정'이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7~8월에는 가급적 주말회의를 하지 않겠다"며 직원들의 등을 떠밀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다음달 임시국회와 반값 등록금 등 현안이 산적해 휴가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장마에 태풍까지 온다고 해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4대강 현장 관리에 밤낮이 없는 상황이고 날씨에 민감하기로 둘째가라면 서운한 농림수산식품부의 서규용 장관도 구제역 가축 매몰지 관리와 수해 대책 등으로 휴가 계획이 사실상 백지 상태다. 그러면서도 비서실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언제라도 가기는 간다"고 말꼬리를 붙였다. 워커홀릭으로 유명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직원들에게 "올해는 꼭 휴가를 가라"고 당부하며 21일부터 25일까지 과천을 비우겠다고 선언했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도 27일부터 사흘간 가족 여행을 즐길 것이라며 올 여름에는 가족들과 충분한 휴식을 취하라고 권했다는 후문이다. 솔선수범 차원에서 일찌감치 휴가계획을 밝힌 장관들도 여전한 업무 로드에 주말을 빼면 2~3일의 휴가만 보내는 셈이다. 경제부처의 한 장관실 관계자는 "직원들에게는 '휴식도 일'이라며 휴가를 적극 권장하고 있지만 장관이 일반 직원처럼 한 주를 통째로 쉬는 일은 우리 문화와 상황에선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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