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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스타일 매장이 온다] <2> 해외 선진매장, 테마가 힘이다

인공수로·바다·갤러리 등 테마공간 조성… "불황 몰라요"<br>"마치 휴양지에 오듯" 가족이 함께 지내며<br>쇼핑도 즐길수 있어 원거리 고객도 몰려

일본 후쿠오카의 커낼시티는 쇼핑몰을 끼고 도는 인공수로를 만들어 개성 있는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홍콩 하버시티는 매장규모뿐 아니라 바다를 접한 독특한 쇼핑·문화공간으로 홍콩 쇼핑1번지의 자리를 굳히고 있다. /사진제공=하버시티

지난 10월26일 오후 일본 후쿠오카. 규슈 지역 오이타(大分)시에 사는 고노(23)씨는 여자친구 에미(25)씨와 함께 후쿠오카 시내의 쇼핑몰 '커낼시티(Canal City)'를 한달여 만에 다시 찾았다. 오이타에서 150㎞나 떨어진 커낼시티까지 한 사람 차비만도 편도 4,000엔(약 5만2,000원)이 들지만 이 커플은 매달 한번은 이곳을 방문한다. 그 이유에 대해 에미씨는 주저 없이 "예쁘니까요"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4시가 되자 커낼시티의 5층 규모 쇼핑건물과 맞은편 그랜드하이야트호텔 사이의 야외무대 '선플라자'에서는 핼러윈 장식 조명을 받으며 화려한 분수쇼가 펼쳐졌다. 매 시간 정각과 30분에 어김없이 시작되는 분수쇼와 하루 서너 차례 소공연이 열리는 야외무대는 쇼핑객들이 아래 무대를 내려다볼 수 있는 부채꼴 모양의 각층 발코니와 어우러져 소규모 오페라하우스를 연상케 했다. 야외무대 뒤로는 호텔과 쇼핑센터 사이에 폭 6~7m의 작은 운하(Canal)가 흐른다. 후쿠오카시를 관통하는 하천 나카스가와(中洲川)지류에서 끌어들인 180m 길이의 수로는 커낼시티 쇼핑센터를 가로지르며 휴양지에 온 듯한 독특한 분위기의 수변공간을 만들어낸다. 수로 주변은 쇼핑 중간에 휴식을 취하는 연인, 가족들과 물장난 치는 아이들로 붐빈다. 커낼시티는 패션ㆍ잡화ㆍ화장품ㆍ음식점 등 250여개 점포가 들어서 있지만 해외명품들도 많지 않은데다 하카타(博多), 덴진(天神) 등 후쿠오카 도심지역 지하철역과도 차로 10분 정도 거리에 있어 매장입지는 떨어진다. 하지만 나이ㆍ취향에 따라 선택의 폭이 넓은 다양한 상품과 가족 구성원들이 같이 즐길 수 있는 휴식·엔터테인먼트 공간이 마련돼 있어 쇼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유모차를 끌고 이곳 3층 아동복 매장을 찾은 오카도메 가나코(27)씨는 "도심 백화점에서 볼 수 없는 테마공간과 연령별로 상품이 다양한 점이 마음에 든다"며 "오는 데만 40분 정도 걸리지만 앞으로도 자주 찾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나카마루 커낼시티 홍보담당자는 "여유롭게 쇼핑을 즐기면서 시간을 소비할 수 있는 매장이 커낼시티의 가장 큰 강점이며 불경기 속에서도 원거리 고객들을 끌어오는 힘"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대형 매장들은 실용성이 강조된 복합쇼핑몰을 넘어 소비자들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기능과 테마가 결합된 라이프스타일형 매장으로 진화하고 있다. 물을 테마로 한 커낼시티처럼 도쿄의 대표적 초대형몰인 미드타운(Midtown)은 '도심 속의 자연'을 주제로, 도쿄도 북쪽 사이타마현의 쇼핑센터 라라가든 가와구치는 '생활밀접형'상품 구색에 초점을 두고 조성됐다. 국내 백화점들도 신규 점포들을 단순한 단독점포 형태에서 벗어난 테마형 라이프스타일 쇼핑공간으로 설계하고 있다. 전체 쇼핑공간에서 차지하는 순수 매장의 면적·매출 비중을 절반 수준까지 낮추고 테마형 공간을 만드는 식이다. 오는 12월 문을 여는 롯데백화점 부산 광복점은 2014년 완공될 예정인 108층의 초고층빌딩과 함께 해안에 접하는 국내 유일의 백화점으로 세워진다. 홍콩의 대표적 메가급 쇼핑몰 하버시티(Harbour City)도 카오룽(九龍)반도의 빅토리아항을 끼고 있는 워터프런트(수변) 쇼핑공간이다. 홍콩은 사실상 도시 전체가 쇼핑매장이다. 카오룽반도에 54개, 홍콩섬 38개 등 홍콩의 주요 대형 쇼핑시설만 90개를 훌쩍 넘는다. 이 가운데 하버시티의 지난해 매출액은 134억홍콩달러(한화 약 2조900억원)로 홍콩 전체 소매시장 판매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9%에 달했다. 카오룽반도 도심인 침사추이 지역의 '명품거리'로 불리는 캔톤로드를 따라 길게 늘어선 하버시티는 가로 길이만 약 2㎞에 이른다. 명품 등 400개가 넘는 입점 브랜드와 700여개의 매장, 50여개의 레스토랑, 영화관 2곳이 순차적으로 지어진 4개 구역으로 연결돼 한번 들어가면 2~3일 동안 꼬박 비를 맞지 않고도 쇼핑할 수 있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지난해 총 8,000만명이 다녀갔다. 국내외 쇼핑족들을 끄는 것은 이 같은 초대형 매장 외에 바다와 접한 독특한 쇼핑공간과 홍콩 최초의 쇼핑몰 갤러리 등 다양한 문화공간을 갖춘 점, 크리스마스 등 계절별 축제 이벤트의 중심이 되고 있다는 점 등이다. 카오룽 지역에 사는 주부 첸(32)씨는 "쇼핑이 편리하고 선택의 폭이 넓다는 점에서 하버시티를 찾는다"며 "한달에 두세 번 방문할 때마다 400홍콩달러 안팎 정도를 쓴다"고 말했다. 하버시티 인근에 위치한 쇼핑센터 엘리먼츠(Elements)도 매장을 잇는 보행로에 각종 조형물을 배치한 휴식공간을 만들어 쇼핑몰보다는 갤러리에 와 있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홍콩섬 센트럴 지역의 대표 쇼핑몰로 영국계 백화점 레인크로퍼드 등 190여개 브랜드 매장이 입점한 국제금융센터(IFC)의 쇼핑센터 역시 옥상에 미술조각품을 감상할 수 있는 휴식공간을 마련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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