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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29일 독자 행보를 멈출 수 없는 상황에 이르면서 극한 대립 양상이다. 양쪽 모두 부담은 있지만 해결책도 마땅치 않아 연말 정국은 초유의 ‘냉전’으로 얼어붙었다. ◇열린우리당=열린우리당은 30일 본회의를 열고 주요 법안 처리를 강행하기로 했다. 새해 예산안이 연내 처리되지 못할 경우 여권에 가해질 정치적 부담이 극심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정세균 의장은 29일 의원총회를 열고 “30일 한나라당을 뺀 모든 정당이 함께 예산안을 비롯한 시급한 현안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은 민주ㆍ민노당 등과 함께 원내대표 회담을 갖고 본회의 처리사항을 논의할 방침이다. 하지만 제1야당이 예산안 처리에서 빠지는 초유의 사태에 대해 여당이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여당 원내관계자는 “한나라당이 저렇게까지 극단적으로 나올 줄은 몰랐다”며 “우리로서도 ‘반쪽 국회’ 소리가 마냥 반가울리 있겠느냐”고 말했다. 때문에 열린우리당은 모양새 갖추기에 온 힘을 기울였다. 허준영 경찰청장 사퇴와 국회 참여를 연계한 민노당을 달래기 위해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허 청장에게 총공세를 퍼붓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한나라당=한나라당도 이젠 어쩔 수 없이 장외 투쟁을 지속해야 하는 상황에 빠졌다. 박근혜 대표는 전날 배수진을 쳐 실낱같던 등원 가능성을 깨끗이 제거했다. 웬만한 명분 없이 한나라당이 국회로 들어오는 상황은 사실상 불가능해진 형국이다. 한나라당은 대신 민생 행보에 나섰다. 서병수 정책위의장과 임태희 수석부대표, 엄호성 전략기획본부장 등은 전남 설해 지역을 방문하고 복구 작업을 도왔다. 기약없는 장외 투쟁 중에도 현안을 꼼꼼히 챙기는 모습을 보이면서 ‘장기전’에 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역시 ‘총력전’의 구심점에는 박 대표가 서 있다. 한편 원내 일정을 담고있는 당직자는 매우 난감한 입장이다. 한 당직자는 “솔직히 예산안 등 중요 안건을 처리하는 본회의를 보이콧하는데 원내대표단의 마음이 편하겠느냐”고 말했다. 원내 사령탑인 강재섭 원내대표는 이날 아예 사의를 보이는 등 극도의 부담감을 드러내 박 대표에겐 새 고민거리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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