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판지 포장업계가 옥수수 전분가 폭등으로 수입과 국산 모두 공급이 끊길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옥수수 전분은 골판지를 서로 붙일 때 쓰는 것으로 골판지 원지를 제외하면 가장 중요한 원재료다. 23일 골판지 포장업계에 따르면 옥수수 전분가는 지난해 9월 톤당 260달러에서 올 1월 320달러로 오르고 지난 3월 이후에는 39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 옥수수 산지인 중국 중남부 지역과 미국 중부지역의 홍수로 수확량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현지 생산업체들은 9월 이후 차기 계약 가격을 내놓지 않고 추이를 관망하고 있다. 중국에서 옥수수 전분을 수입하는 코르피아 관계자는 “4개 중국 업체로부터 전분을 수입하고 있는데 이들이 모두 가격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최악의 경우 당분간 수입이 중단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 옥수수 전분 업체들은 최근 들어 채산성 악화를 이유로 골판지용 공급을 꺼리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그 동안 골판지 포장업계에는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옥수수 전분을 공급해왔다. 지난 2006년 골판지 포장업계가 수입을 시작하자 중요한 고객을 놓치지 않으려고 가격을 낮췄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옥수수 가격이 폭등하자 이익을 많이 낼 수 있는 다른 업계로 물량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골판지 포장업계는 연간 7만톤 정도의 옥수수 전분을 사용하는데 이 가운데 65%는 수입으로 충당하고 나머지는 국내에서 공급 받는다. 수입과 국산 모두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골판지 포장업계는 지난번 골판지 원지가 폭등에 이어 이번에는 옥수수 전분가 폭등에 따른 경영 위기를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골판지 포장업계는 “국내 공급 전분은 수입산에 비해 품질이 우수하고 납기 및 공급 안정 측면도 우수해 고품질 골판지 생산에 절대 필요하다”며 “국내 업체들이 골판지용 공급을 중단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진무 골판지포장조합 전무는 “대체재인 타피오카 전분 사용을 추진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면서도 “당장 수입과 국산 모두 공급이 끊긴다면 생산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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