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결산 상장법인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반환점을 돌았다. ‘슈퍼 주총데이’인 20일 한진해운을 비롯한 516개 상장사들이 동시에 주총을 열어, 이날까지 12월 결산법인 1,670개사 가운데 유가증권 466개, 코스닥 332개 총 798개사가 주총을 마쳤다.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그늘 속에서 올해 주총은 대체적으로 무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실적부진에 대한 우려와 함께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들이 두드러졌다. ◇ 대부분 주총 차분하게 진행 이날 오전 9시부터 열린 한진해운 주총은 30분만에 끝났다. 회사측에서 내놓은 재무제표 승인, 정관 개정, 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이사보수한도 승인 등 모든 안건이 동의 재청과 호응 박수 속에 속전속결로 마무리됐다. 한진해운 주총에 참석한 한 주주는 “어려운 여건아래서도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해 10년 동안 배당을 지속하고 있는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도 안건을 두고 표 대결까지 간 경우는 많지 않았다. 한국전력이 상장 20년만에 처음으로 무배당을 선언하는 등 배당축소와 인사문제에 대해서 주주들의 불만이 나왔지만 논쟁으로까지 비화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부 주총에서는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환인제약에서 2대주주인 외국계 사모펀드 ‘데칸밸류어드바이저리’가 추천한 사외이사와 감사추천 안건이 국내 기관과 개인 주주들의 반대로 부결됐다. 또 한화석화 주총에서는 회사측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이행 보증금 3,150억원 중 60%인 1,093억원을 부담한 게 논란이 됐다. 한화석화는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한 소송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기로 했다. ◇ 위기탈출 위한 책임경영 강화와 분위기전환 노력 보여 이날 주총에서는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상장사들의 노력도 구체화됐다. 또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를 극복하려는 기업들의 분위기 쇄신책도 속속 선보였다. 한화석유화학 주총에서는 김승연 한화 회장이 사내이사로 복귀,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했다. 김 회장은 이미 지난해 ㈜한화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의 등기 대표이사를 복귀한 바 있다. GS그룹은 이날 주총에서 그룹지주사 사명을 GS홀딩스에서 ㈜GS로 변경했다. GS라는 그룹명이 일반인에게 보편화돼 있다는 판단에서다. CJ홈쇼핑도 영업다변화 차원에서 사명을 CJO쇼핑으로 고쳤다. LG이노텍과 LG마이크론도 이날 나란히 주총을 열고 합병 재추진 의사를 확인했다. 또 녹색성장 관련 LED사업 강화방침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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